• [김순덕의 도발]윤 대통령은 왜 국민을 이기려 드는가

    윤 대통령은 왜 국민을 이기려 드는가

    ‘약속 대련’ 이었으면 좋겠다. 태권도나 검도에서 양측이 사전에 약속한 방법으로 공격-방어해서 기술을 연마하는 것.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은 21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사퇴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뜻을 전했고, 한동훈은 “국민 보고 나선 길”이라며 거부해 한방씩 주고받았다. 신문없는 일요일 인터넷판이 발칵 뒤집혔다. 대통령비서실장이 백주대낮에 집권당 대표를 만나 “그만두라”는 대통령 말을 전했다고? 안 그래도 수직적 당정관계가 문제여서 은밀히, 쥐도 새도 모르게 작업해도 모자랄 판에 원내대표까지 같이 만났다고? 이 정도면 국민들(한동훈 표현에 따르면 ‘동료 시민’) 다 보고 듣고 아시라고 대놓고 저지른 거사가 아닐 수 없다. 심지어 다음날인 22일 윤 대통령은 예정됐던 민생토론회에 30분 전 요란하게 불참을 통보했다. 감기 기운 때문이라지만 덕분에 한동훈은 선민후사(先民後私) 정치인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윤 대통령은…선처후민(先妻後民)으로 지질하게 찍힐 수도 있겠으

    • 202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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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순덕의 도발]전쟁 같은 정치라고? 다수 국민은 ‘중도파’다

    전쟁 같은 정치라고? 다수 국민은 ‘중도파’다

    “상대를 죽여 없애야 하는 전쟁 같은 정치를 이제는 종식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서울대병원을 나서면서 내놓은 첫 메시지다. 동의한다(그리고 쾌유를 빈다). 그러나 문자 그대로만 보면 마치 이재명이 적대적 정치인, 즉 정적(政敵)에게 죽임을 당할 뻔한 것처럼 읽힌다.물론 이재명은 “이번 사건이 증오의 정치, 대결의 정치를 끝내고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는 정치를 복원하는 이정표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부산경찰청 수사 발표에 따르면 이재명을 습격한 살인미수 혐의자 김모 씨는 정치인이 아니라 민간인이다. 범행을 교사한 배후세력은 현재까지 없다고 경찰은 발표했다. 12일 민주당은 경찰 수사가 축소됐다며 ‘배후’를 철저히 밝혀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재명은 “사건을 계기로 우리 모두가 되돌아보고 저 역시도 다시 한번 성찰하겠다”고 했으나 성찰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분명한 것은 증오의 정치, 대결의 정치에 매달리는 건 정치인들이지 다수 국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 202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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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순덕의 도발]30년 전 ‘신세대’였던 그대에게, 안녕들 하신거죠?

    30년 전 ‘신세대’였던 그대에게, 안녕들 하신거죠?

    일할 땐 “프로”…삶은 “즐겁게”. 30년 전인 1993년 4월 동아일보 창간 73돌 기획으로 열 달간 연재했던 ‘신세대’ 시리즈 첫 회 제목이다. 좀 유치한가(맞다. 내가 썼다ㅠㅠ). 젊은 날 한껏 모양을 내고 찍었던 빛바랜 앨범 사진을 들춰보는 느낌이다. 하지만 당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동아일보답지 않게 톡톡 튄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73년생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위원장 수락 연설에서 젊은 날 서태지와 아이들을 소환했다. “동료시민과 공동체의 미래를 위한 빛나는 승리를 가져다줄 사람과 때를 기다리고 계십니까. 우리 모두가 바로 그 사람들이고,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92년 데뷔한 서태지와 아이들이 ‘바로 지금이 그대에게 유일한 순간이며 바로 여기가 단지 그대에게 유일한 장소이다’라고 외친 ‘환상 속의 그대’에서 따왔다는 후문이다. ‘신세대 30주년 기념 도발’을 세 줄로 줄이면 이렇다.① 신세대는 모든 청춘의 공통점 말고도 특이점이 있었다. ②

    • 2023-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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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순덕의 도발] 황제의 아킬레스건은 아내였다

    황제의 아킬레스건은 아내였다

    영화 ‘서울의 봄’에 가려졌지만 리들리 스콧 감독의 ‘나폴레옹’도 퍽 정치적으로 읽힐 수 있는 영화다. 물론 스콧 경이 한국 상황을 고려했을 리 없다. 프랑스에선 영국 출신 감독이 의도적으로 역사적 사실과 다르게, 나폴레옹을 찌질하게 연출한 반(反)프랑스적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란 평가도 분분하다. “영화가 다큐멘터리냐?” 일갈했다는 감독은 최근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렇게 막강하고 뭐든지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인물이, 어떻게 아킬레스건을 가질 수 있을까. 나폴레옹에게 아킬레스건은 한 여자였다. 그래서 나는 핵심을 파고들었던 거다. 나폴레옹과 조세핀의 관계라는.” “위대해지고 싶겠지. 하지만 당신은 아무것도 아냐, 나 없이는. 말해봐(You want to be great. You are nothing without me. Say it).” 유럽 인구 절반을 다스린 제국의 황제가 나폴레옹이다. 그런 위대한 남자를 손끝으로 가지고 놀던 유일한 사람이 조세핀이었다. 날

    • 202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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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순덕의 도발]영화 ‘서울의 봄’이 묻는다…“그게 국회냐?”

    영화 ‘서울의 봄’이 묻는다…“그게 국회냐?”

    혈압 올라가기 딱 좋다는 영화 ‘서울의 봄’을 나도 보았다. 1979년 12월 12일 군사반란의 그날,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 역할로 나온 정우성(극중 이태신)이 반란군 진압 출동을 막는 부하에게 “방패막이면 어때! 내 눈앞에서, 내 조국이 반란군한테 무너지고 있는데! 끝까지 항전하는 군인 하나 없다는 게… 그게 군대냐?” 눈을 부릅뜨는데… 눈물이 솟구치는 것이었다.기자에게 가장 심한 욕은 “네가 기자냐?”다. 일부 네티즌이 함부로 쓰는 ‘기레기’ 같은 비속어는 기자 세계를 모르는 이들이 하는 소리니 못 들은 척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선배한테, 동료한테 “네가 기자냐?” 소리를 들으면 차라리 죽는 게 낫다(그래서 불구대천의 원수가 되거나 개과천선 시킬 각오가 없으면 그런 말 못 한다).‘서울의 봄’은 보는 이들마다 다양하게 읽히는 영화다. 혈압이 치솟았던 이유가 내겐 업(業)의 엄중함 때문이었다. “저게 국방장관이냐?”(영화에서 국방장관은 한미연합사에 몸을 피하고는 “I‘m fin

    • 2023-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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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순덕의 도발]여자 혼자 여행하기

    여자 혼자 여행하기

    낚시 제목 아닙니다. 실화입니다(아…좀더 솔직하게 붙이려면 ‘늙은 여자’ 혼자 여행하기라고 해야겠네요). “일기는 일기장에 써랏!”하는 분들은 오늘은 여기서 멈춰 주세요^^. 인터넷 공간 좋은 점이 뭐겠어요. 주말이니 저도 좀 편하게 써보려구요.실은…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쓸 게 떠오르지 않는 거예요. 우리 독자님들 좋아하는 걸 쓸작정이었는데(윤석열 대통령 잘하고있다, 이런 거 좋아하시죠?) 대한민국 군 서열 1위인 합참의장부터 육·해·공군참모총장 등등 4성장군 7명을 모조리 파직하고 중장(3성 장군)을 대장으로 전격 진급시켜 합참의장에 임명한 것도 불안불안한 마당에, 그렇게 앉힌 김명수 합참의장 후보자가 근무시간에 50번 넘게 주식거래질이나 했던 사람이라면서요.심지어 작년 3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쏜 날도 오후에 골프를 쳤다니, 이것만 가지고도 욕이 한 바가지 나올 판이예요(그래 놓고 “참모총장 되면 군대다운 군대를 만들겠다”고요? 자기는 근무 중 실컷 딴짓 해놓고

    • 2023-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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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순덕의 도발]우리나라에서 어느 정도 성공한 사람은 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에서 어느 정도 성공한 사람은 다 그렇다고?

    아무래도 길게 못 살 것 같다. 독한 글 쓰고 험한 욕 먹으면서 제 명대로 살 리 없다. 26일자 신문에다 ‘정실인사는 부패다’ 칼럼을 쓰고 나서도 나는 속이 쓰렸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알고 보면 ‘김명수가 망친 대법원’을 개혁할 적임자라는 중학교 동창 카톡을 보니 장이 더 꼬이는 듯했다(그는 같은 서울대 법대 80학번이다). 그럼 국회에서 임명동의안 부결당하지 말아야 할 게 아니냐고!또 다른 변호사도 비슷한 말을 했다. 사법정상화를 시킬 수 있는 정통 법관이라고 했다. 그들은 공직자 재산등록 누락이나 세금 탈루 같은, 민간인에게 예민한 문제엔 관심도 없는 눈치였다. 그러고 보니 확실히 알겠다. 윤석열 정부에서 왜 국민 억장 무너지게 만드는 인사가 자꾸 이어지는지. ‘그들 눈높이’에선 그런 게 문제로 안 뵈는 거다.왜 재산신고 누락, 부동산 보유, 증여세, 이해충돌, ‘부모 찬스’ 문제가 장관 후보자들한테서 계속 나오느냐는 야당 질의에 11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렇게 답했

    • 20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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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덕 대기자는

  • 학력

    • 1984년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 2001년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방송과(석사)

    • 2005년

      고려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최고위과정(수료)

  • 주요 경력

    • 1983년

      동아일보 편집국 입사

      문화부 생활부 이슈부 차장

    • 2002년

      논설위원실 논설위원

    • 2007년

      편집국 부국장

    • 2012년

      논설위원실 논설위원(국장급)

    • 2013년

      논설위원실장

    • 2016년

      논설주간(상무)

    • 2018년

      대기자(전무)

  • 저서 및 상훈

    • 2003년

      마녀가 더 섹시하다(굿인포메이션) 출간

    • 2005년

      제14회 대한언론상 논설부문 (대한언론인회)

    • 2006년

      제15회 최은희여기자상

    • 2007년

      글로벌리스트(민음사) 출간 이화언론인상

    • 2009년

      한국참언론인대상 문화부문 (한국언론인연합회)

    • 2011년

      제5회 삼성언론상(논평·비평)

    • 2013년

      제16회 효령상 언론부문 (사단법인 청권사)

    • 2014년

      제26회 중앙언론문화상 신문출판 부문 (중앙대학교)

    • 2021년

      위암 장지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