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호, ‘큰 돈 벌 것’ 목사와 ‘대통령 될 얼굴’ 관상가에 홀딱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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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15일 09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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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강요 등 혐의로 7일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압송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뉴시스
폭행, 강요 등 혐의로 7일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압송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뉴시스
전(前) 직원 폭행과 마약, 횡령 등 혐의로 구속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47)이 고위층으로 가는 사다리로 침향 수집 박물관을 이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진실탐사그룹 셜록 박상규 기자는 해당 박물관에 대해 “전두환 전(前) 대통령, 기업가 등 이른바 ‘상류층’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알려졌다”라며 “박물관장의 아들 A 씨가 양 회장 회사에서 일하며 대마초를 공급했다”고 주장했다.

박 기자는 14일 tbs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양진호 회장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준 두 명의 성직자가 있다. 한 분은 목사고 또 다른 분은 양 회장에게 ‘대통령이 될 상’이라고 한 관상가다. 관상가는 승복을 입고 다니며 스님을 자처했다. 특히 양 회장은 관상가의 말을 믿고 상류 사회에 진입하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양 회장이 과거 정말 가난하고 힘들게 살았다고 말한 박 기자는 “사업가로서 과연 성공할 것인가 굉장히 불안해했는데 두 성직자가 양 회장을 많이 홀렸다”며 “목사는 양 회장에게 ‘당신은 돈을 벌 것’이라고 예언하고 교회에서 신도들과 기도회까지 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회장에게 대통령이 될 거라고 한 관상가는 임원 회의까지 참석했다. 또 직원들의 관상을 보기도 했는데 여직원의 관상을 보면서 성희롱 발언을 했다”라고 지적하며 “이후 관상가가 일제 강점기 때 일본군이 묻어둔 금괴를 찾으러 간다고 해 양 회장이 직원 두 명을 붙여줬다. 양 회장은 그 정도로 그의 말을 신뢰했다”고 설명했다.

장래 대통령이 될 뜻을 품은 양진호 회장은 실제로 고위층이 많이 모이는 침향 수집 박물관에서 수억 원에 달하는 침향, 보이차 등을 사들였다고 한다. 해당 박물관을 권력층과 연결해 줄 사다리로 삼았다는 게 박 기자의 설명. 침향은 용연향, 사향과 함께 세계 3대 향으로 꼽히며 주원료인 침향나무는 주로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 서식한다. 베트남 정부가 공식적으로 지정한 침향의 가격은 1kg당 3만 달러(약 3400만 원)다.

이어 박 기자는 “양 회장이 사들인 침향, 보이차 등이 정당한 물품거래인지 뇌물인지에 대해서는 경찰이 아주 조심스럽게 들여다보고 있다. 내가 확인한 양 회장의 비자금은 최소 2~30억 원이다. 국세청과 경찰이 현재 수사 중이다”라며 “박물관장 아들 A 씨가 양 회장의 회사에서 일했다. 그가 대마초를 공급했던 당사자다. 정확한 대마의 루트 등 어느 선까지 수사가 확대되느냐에 따라서 상당히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형사 합동수사팀은 지난 12일 마약류 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7명을 형사 입건했다. 이들은 2015년 10월경 강원도 홍천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양 회장과 대마초를 나눠 피운 혐의를 받는다. 양 회장은 조사에서 대마초를 피운 사실을 인정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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