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500년 관할 ‘전라감영’ 70년만에 복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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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당 등 7개 건물 옛모습 되찾아… 최첨단 기술 접목해 한눈에 조망
3D로 제작된 콩쥐팥쥐 영상 등 다양한 교육-체험공간도 마련

7일 진행된 전라감영 복원 준공식에 참석한 송하진 전북지사, 김영록 전남지사, 김승수 전주시장 등이 현판을 덮고 있는 천을 걷어내고 있다. 전주시 제공
7일 진행된 전라감영 복원 준공식에 참석한 송하진 전북지사, 김영록 전남지사, 김승수 전주시장 등이 현판을 덮고 있는 천을 걷어내고 있다. 전주시 제공
조선 초기 전주에 세워졌던 전라감영은 1896년까지 조선 왕조 500년 동안 전북과 전남, 제주 지역의 행정과 군사를 총괄했다. 일제의 국권 침탈을 겪으면서 일부 건물만 남고 대부분이 철거됐다. 6·25전쟁 당시인 1951년 폭발로 남은 건물마저 모두 사라졌다.

전라감영 옛 모습의 일부가 다시 지어져 7일 공개됐다. 폭발 사고로 사라진 지 69년 만에 전라도를 통치했던 옛 위용을 되찾은 것이다.

2017년 착공한 전라감영 1단계 복원 공사에는 104억 원이 투입됐다. 감영 터에 지어진 옛 전북도 청사를 철거하고 7개 핵심 건물을 복원했다. 전라감사가 도정을 보던 선화당과 풍속을 살피던 관풍각, 연신당, 내아, 내아행랑, 외행랑 등이 재건됐다.

한국전정 당시인 1951년 폭발로 완전히 사라진 전라감영이 7일 약 70년 만에 일부가 다시 지어져 공개됐다. 복원된 전라감영 전경. 전주시 제공
한국전정 당시인 1951년 폭발로 완전히 사라진 전라감영이 7일 약 70년 만에 일부가 다시 지어져 공개됐다. 복원된 전라감영 전경. 전주시 제공
1884년 전라감영을 방문한 외교관이 남긴 사진과 옛 문헌 등을 토대로 전문가 고증을 거친 뒤 문화재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100년이 넘은 강원도의 금강송과 숭례문을 복원한 중요무형문화재 이근복 번와장이 전남 나주에서 전통 방식으로 구운 기와가 사용됐다.

옛 모습을 복원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전라감사 집무실인 선화당 내부에서는 1884년 미국 임시 대리공사인 조지 클레이턴 포크가 촬영한 과거 감영 사진 등을 디지털 병풍을 통해 선보인다.

감영의 안채인 내아에서는 3D로 제작된 콩쥐팥쥐 영상이 상영되고 다양한 교육과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전라감사의 휴식 공간인 연신당에는 감영의 건축 양식 등을 360도 가상체험(VR) 시스템으로 소개한다. 관풍각에서는 만리경 VR 시스템을 통해 전라감사가 지역을 순회하던 코스와 그 모습을 보며 과거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 복원된 전라감영은 7일 기념식을 계기로 민간에 개방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추후 개방된다.

전주시 관계자는 “감영이 개방되면 전라감사 교대식 등 볼거리와 전주의 진상품인 부채와 종이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방문객에게 즐길 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복원된 부분은 옛 전라감영의 동측부다. 전주시는 감영 서측부에 대한 2단계 복원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일대 도로와 경관을 정비해 인근에 있는 한옥마을과 연계한 관광코스를 개발해 지역의 대표 관광지로 키워 나갈 계획이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감영 복원을 위해 20년 동안 도청사 이전부터 건축, 도시재생, 콘텐츠 분야 전문가, 다수의 시민과 토론을 진행했다”며 “복원된 전라감영은 전주의 자긍심이자 한옥마을을 포함한 전주 옛 도심 문화 심장 터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열린 기념식에는 송하진 전북지사와 김영록 전남지사, 김승수 전주시장, 최기영 국가무형문화재 대목장 등이 참석했다. ‘찬란한 꽃, 천년의 열매-전라감영’을 주제로 열린 기념식은 전라감사 교대식, 복원사업 경과보고와 기념사, 환영사, 축사, 희망 보감 전달식, 현판 제막식 등 순서로 진행됐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전북 전주#전라감영#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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