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우정과 사랑 사이 흔들리는 마음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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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빌라/백수린 지음/292쪽·1만3500원·문학동네

삶의 한때를 나눈 어떤 우정은 연인보다 각별하다.

서른 중반, 안정적인 직장과 결혼 등을 포기하고 프랑스로 유학 온 ‘나’와 남자들이 득실대는 파리 주재원 세계에서 보기 드문 여성 싱글이던 ‘언니’는 금방 친구가 된다. 하지만 취향도, 성향도, 취미도 비슷한 그들의 우정은 내가 프랑스인과 만나 결혼하게 되면서 조금씩 균열이 간다. 공부를 중단하고 낯선 땅에서 전업주부로 살아가야 한다는 막막함에 휩싸이기 시작한 나의 열등감과 자격지심은 모든 면에서 빛나 보이기만 하는 언니를 밀어내고 결국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말까지 내뱉게 한다.(‘시간의 궤적’)

우아한 문장과 섬세한 플롯으로 주목받는 백수린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 우정과 사랑, 연대, 미움, 질투…. 수많은 관계 속에서 끝없이 움직이고 요동치는 사람의 마음을 서정적이면서도 섬세한 언어로 더없이 정확하게 포착해낸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책의향기#여름의 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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