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다함께 ‘씽씽씽’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입력 2020-04-29 03:00수정 2020-04-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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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격려 릴레이 콘서트 화제
음악가 40여 명 자택서 연주… “공연기회 잃었어도 음악은 쭉∼”
작곡가 최재혁이 장난감 피아노로 존 케이지의 작품을 연주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코로나를대하는우리의예술적자세 #아무춤 #아무연주 #이태리만하냐한국도한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클래시칼네트워크’ 계정의 ‘다함께 씽씽씽’ 게시물마다 붙어있는 해시태그들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연장돼 대부분의 콘서트가 연기 또는 취소되는 가운데 음악가들이 격려를 주고받는 릴레이 콘서트 ‘다함께 씽씽씽’이 눈길 끄는 연주들로 잔잔한 공감을 얻고 있다.

다함께 씽씽씽은 젊은 음악가들의 진로를 모색하고 토론해온 영아티스트포럼앤페스티벌(공동대표 박진학 윤보미)이 지난달 19일부터 시작한 ‘배턴 터치 콘서트’다. 지목을 받은 사람은 짧은 ‘예술적’ 영상을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공유한 뒤 다음 연주가를 지목한다. 지금까지 피아니스트 원재연,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첼리스트 이정란을 비롯해 40여 명이 참여하며 순항 중이다.


참여 음악가의 개성 넘치고 흥미로운 영상이 저마다 다른 재미로 다가온다. 첫 순서는 영아티스트포럼앤페스티벌의 직원 두 명이 멜로디언과 리코더라는 소박한 악기로 제법 능숙한 연주를 선보였다. 이들의 지명을 받은 원재연은 바흐 ‘예수, 인간 소망의 기쁨’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초반 등장한 첼리스트 이호찬은 자동차 경적 소리가 인상적인 데멩가의 곡 ‘뉴욕 홍크’로 도시의 시끌벅적함에 그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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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악기 연주자 한문경은 소리 없이 손짓으로만 ‘연주’하는 드메이의 ‘침묵이란(Silence Must Be)’으로 고요한 공감을 이끌었다. 작곡가 겸 지휘자 최재혁은 케이지 ‘장난감피아노를 위한 모음곡’을 작곡가가 지시한 악기대로 연주했다. 플루티스트 유우연은 악기를 놓고 무용수 문윤경의 지도로 모던댄스 솜씨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영상 편집의 ‘마법’을 발휘한 연주가도 있다. 트롬보니스트 김승언과 클라리네티스트 김윤아, 플루티스트 류지원은 각각 한 작품의 여러 성부를 혼자 연주한 뒤 합성해 저마다 웅장한 ‘1인 합주’를 완성했다. 대부분의 연주자가 모처럼 자택이라는 사적 공간까지 공개하며 솜씨를 선보였지만 독일 플루티스트 필리프 윤트는 사회적 격리 조치로 혼자 탑승한 기차 속에서 ‘아리랑’을 연주했다.

박진학 영아티스트포럼 공동대표는 “잠시 연주 기회를 잃은 음악가들끼리 서로를 격려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를 준비하고, 연주가들의 공간도 공개하며 일반인에게 클래식에 대한 친근감도 높이기 위해 릴레이 콘서트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공연계가 어느 정도 정상화돼 무대가 활발히 열릴 때까지 다함께 씽씽씽 릴레이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코로나19#릴레이 콘서트#다함께 씽씽씽#배턴 터치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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