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SA와 함께 하는 홀덤이야기] 프로게이머에서 프로포커플레이어가 되기까지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4월 3일 05시 30분


프로게이머에서 프로포커 플레이어로 변신한 방송인·KMGM 홀덤팀프로 최인규.
프로게이머에서 프로포커 플레이어로 변신한 방송인·KMGM 홀덤팀프로 최인규.
안녕하세요. 최인규입니다. 예전에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로 기억하고 계시는 분들도 많이 있으시겠지만 이제는 텍사스 홀덤을 소제로 ‘굿폴드TV’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방송인이자 프로 포커플레이어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홀덤을 접한 시기는 2008년입니다.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동료였던 엘키 베르트랑이 홀덤 대회에서 20억 원에 달하는 대회 상금을 받고 방송에도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관심을 가졌고, ESPN에서 WSOP(World Series Of Poker) 우승자에게 120억 원의 상금을 주는 영상에 ‘이거다!’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친한 동생인 캐나다 출신의 방송인 기욤 페트리(전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가 “형은 성격도 차분하고 침착하게 플레이하는 게임 스타일이 분명 홀덤도 잘할 수 있을 거야”라며 추천해줘서 용기를 얻고 홀덤을 처음 배우게 됐습니다.

당시만 해도 번역된 자료가 거의 없어서 인터넷검색을 통해서 포커 서적과 관련 글들을 보이는 대로 모았고, 열심히 독학해서 실전 게임에 도전했습니다. 홀덤을 시작하고 해외 토너먼트에 참가하기 위해 필리핀, 미국 라스베이거스, 대만, 베트남, 스페인 등지를 다녀왔는데 해외 사람들과 어울려서 홀덤 토너먼트를 즐기는 것이 새로운 세상을 만난 것처럼 행복했습니다.

텍사스 홀덤은 스타크래프트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두 게임 모두 전략 전술이 정말 중요합니다. 스타크래프트는 초반 빌드가 중요한데 홀덤도 마찬가지로 5장의 공통카드가 차례로 깔리기 이전, 처음 2장의 개인 카드를 받았을 때 어떤 핸드를 ‘폴드’ 할지, ‘콜’ 할지, ‘레이즈’ 할지가 중요합니다. 그게 초반 빌드라고 볼 수 있고, 첫 세 장의 공통카드가 열리는 ‘플랍’, 그 다음 열리는 ‘턴’, 마지막 승부카드인 ‘리버’ 각각의 카드가 깔릴 때마다 순간적으로 변화하는 전략과 심리전은 스타크래프트랑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홀덤을 마인드 스포츠라고 이야기하는 이유 그리고 프로 포커플레이어라는 직업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철저한 확률을 계산과 치밀한 전략, 심리전, 체력 등 다양한 스포츠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처음에는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어서 남녀노소 플레이를 할 수 있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더 어려워지고 심오해지는 것이 바둑이나 체스 같은 마인드 스포츠와 닮았습니다.

최근에 홀덤 방송을 한 이후로 국내에서 열리는 KMGM 토너먼트 등에 가면 항상 반가워 해주시는 홀덤 플레이어들이 많아져서 좋았습니다. 프로게이머 전성기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랄까요? 몇 달 전 필리핀 APC 홀덤 토너먼트에서 한 외국인이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아니냐고 물어보고는 제 스타 아이디 ‘ChRh’도 기억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던 기억도 있습니다.

홀덤을 처음 시작할 때 WSOP 메인이벤트 토너먼트에서 우승해서 프로게이머로 하지 못했던 성공을 프로 포커플레이어로 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도전과 실패를 거듭하면서 갈 길을 잃고 있었는데 최근 KMGM과 빅팟999라는 회사를 통해서 프로 포커플레이어로 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저의 꿈을 이루는 그날까지, 홀덤 토너먼트가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열리는 그날까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방송인·KMGM 홀덤팀프로 최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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