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 작년 순이익 ‘반토막’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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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3개사 총 52조4420억, 53% 감소
美中 무역전쟁-반도체 값 하락 영향… 삼성전자-SK하이닉스 부진 뼈아파

미중 무역전쟁과 반도체 가격 하락의 여파로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타격도 가시화되고 있어 기업들의 실적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금융업, 재무제표 미제출 회사 등은 제외) 583개의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액은 2006조45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0.47%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년 만에 37.04% 줄어든 102조285억 원으로 집계됐다. 세금 등 각종 비용을 뺀 순이익은 52조442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52.82% 감소했다. 연결재무제표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대 감소율이다. 매출액 대비 얼마나 많은 이익을 올렸는지를 의미하는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018년 8.11%에서 지난해 5.09%로, 매출액 대비 순이익을 뜻하는 매출액 순이익률은 같은 기간 5.57%에서 2.61%로 줄었다. 외형은 성장했지만 기업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된 것이다.

한국 핵심 수출품인 반도체를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부진이 뼈아팠다. 상장사 전체 매출의 11.48%를 차지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3%, 순이익은 51% 감소했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7%, 89% 줄었다.

한국거래소가 분류하는 17개 업종 중 11개 업종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반도체 등이 포함된 전기전자를 포함해 화학, 통신, 서비스 등에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다만 내수 비중이 높은 섬유의복, 건설, 운수장비 등은 1년 전보다 이익이 개선됐다.

별도로 집계되는 금융사의 경우 영업이익은 16조4237억 원으로 1년 전(14조8642억 원)보다 10.49% 늘었다. 다만 금리 인하로 손실이 커진 보험사의 영업이익은 42.89%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실적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권사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생산 차질과 소비 부진을 이유로 주요 기업들의 올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100위 내 기업 중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을 전망한 85곳 중 38곳(32%)의 1분기(1∼3월) 실적 전망치가 올해 1월 말 대비 하향 조정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6조2000억 원)보다 하락한 5조 원대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순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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