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형 北미사일 맞서… 美, 하반기 사드-패트리엇 동시요격 시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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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신종무기 변칙기동 대응 강화… 북극성 등 동시다발 공격 대비
준중-중장거리 탄도미사일 겨냥… 사드 업그레이드해 본격 실전검증


미국이 올 하반기부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신형 패트리엇(PAC-3 MSE) 요격미사일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동시 요격(simultaneous engagement)’하는 시험 절차에 착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이 사드와 신형 패트리엇으로 준중거리·중장거리미사일의 동시 요격시험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북한의 동시다발적 미사일 ‘섞어 쏘기’ 등 위협이 고도화하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21년 2분기(4∼6월)를 목표로 추진 중인 주한미군 ‘사드 업그레이드’의 실전 검증이 본격화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본보가 31일 입수한 미사일방어청(MDA)의 사드 성능 개량 자료에 따르면 MDA는 2021회계연도(2020년 10월∼2021년 9월)에 사드와 신형 패트리엇으로 준중거리·중장거리미사일을 동시 요격하는 시험 준비에 돌입한다. 주한미군 소식통은 “미국이 운용 중인 사드 7개 포대 가운데 MRBM과 IRBM의 동시 타격권에 사드와 신형 패트리엇이 배치된 지역은 한국이 유일하다”면서 “동시 요격시험은 사실상 북한의 미사일 파상 공격 상황을 상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유사시 회피 기동이 가능해 요격하기 힘든 대남 타격 신종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를 비롯해 북극성-1, 2, 3형(MRBM)과 화성-12형(IRBM) 등을 총동원해 다양한 고도로 섞어 쏘는 방식으로 공격해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한미군 요격망을 더 촘촘하고 탄탄하게 만들기 위한 성능 시험이라는 얘기다.

군 소식통은 “한미 당국은 북한이 핵이나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각종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힘든 고각(高角) 또는 저고도로 대량으로 쏴 한국 내 주요 표적을 최단시간에 초토화하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며 “사드와 신형 패트리엇의 통합을 골자로 한 사드 성능개량 작업도 그 대응 차원”이라고 말했다. 사드와 신형 패트리엇의 통합을 골자로 한 ‘사드 업그레이드’가 주한미군 요격망에 가장 필요한 능력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조기에 구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군 소식통은 “북한의 동시다발적 미사일 공격 시 사드와 신형 패트리엇이 일거에 격퇴할 수 있는지를 실전 검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험이 성공하면 성주 사드 등 주한미군 요격망도 북극성과 화성-12형 등 북한의 동시다발 위협에 대처할 수 있게 된다.

동시 요격시험은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미 본토(알래스카 등)나 태평양 콰절레인 환초 일대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상이나 항공기에서 발사된 가상 적국의 준중거리·중장거리미사일을 사드와 신형 패트리엇으로 한번에 격추하는 내용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적 탄도미사일의 대규모 공격을 고도별로 동시적, 즉각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사드 업그레이드의 핵심”이라며 “북한 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될수록 사드를 주축으로 한미 요격망의 동시 요격 시험이 더욱 강도 높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 미사일#미국#사드#패트리엇#동시요격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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