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北소행인지 말좀” 유족 호소에…文 “정부 입장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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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3월 27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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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사진기자단)
“천안함 폭침은 누구의 소행인가요?” ‘서해수호’ 희생용사 모친의 하소연에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의 입장은 변함없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했다. 서해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도발’ 등 서해에서 발생한 남북 간 무력충돌에서 희생된 55용사를 기리는 날이다.

이날 기념식이 시작되고, 문 대통령이 현충탑 헌화·분향을 하려는 찰나 문 대통령 옆으로 백발의 여성이 다가왔다. 천안함 폭침으로 막내아들을 떠나보낸 고(故) 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씨(77)였다.

비옷 차림의 윤 씨는 “대통령님, 대통령님. 이게 북한 소행인지 누구의 수행인지 말씀 좀 해주세요”라고 호소했다.

윤 씨는 이어 “여적지(이제까지를 뜻하는 사투리) 북한 소행이라고 진실로 해본 일이 없어요. 그래서 이 늙은이의 한 좀 풀어주세요”고 거듭 요청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정부의 공식 입장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국방부는 2010년 3월 천안함 침몰 이후 민군합동조사단을 꾸려 7개월 조사 끝에 북한제 어뢰에 의한 수중폭발로 발생한 충격파와 버블효과로 절단돼 침몰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정부는 천안함 침몰은 북한 소행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이명박 정부가 천안함 사건을 조작했다는 음모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윤 씨는 “지금도 다른 사람들이 저한테 말할 때, 이게 어느 짓인지 모르겠다고, 대한민국에서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제 가슴이 무너져요. 이늙은이 맺힌 한좀 풀어주세요. 꼭 대통령께서 이것 좀 밝혀주세요”라고 말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라고 다독인 후 분향을 마무리했다.

윤 씨는 2남1녀를 두었으며 민 상사는 막내아들이다. 윤 씨는 2010년 6월 고인의 사망보상금 중 1억원을 성금으로 당시 안보특보에게 전달하며 “정치하는 사람들이 안보만큼은 하나 된 목소리를 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1억원 외에 국민 성금으로 받은 898만8000원은 해군 2함대에 전달했다. 해군은 윤 씨의 성금 1억원을 포함해 5억원을 들여 K-6 기관총 18정을 구입, 2함대 초계함 9척에 2정씩 장착했다.

2016년 정부 기념일로 지정된 후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 기념식에 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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