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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첫 발병지 ‘中’ 제치고 최대 감염국 됐다…확진 8만5000명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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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첫 발병지 ‘中’ 제치고 최대 감염국 됐다…확진 8만5000명 넘어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입력 2020-03-27 16:08수정 2020-03-2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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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6일(현지 시간) 8만5000명을 넘어섰다. 미국이 폭발적인 증가세 속에 첫 발병지인 중국을 초월해 확진자 수 1위 국가로 기록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존스홉킨스대와 USA투데이 집계(자정 기준)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8만5840명으로 2위인 중국(8만1782명)을 넘어섰다. 이달 19일 1만 명을 돌파한 이후 일주일 만에 8만 명 이상으로 치솟았다. 사망자 수는 1296명으로 전날보다 250명 이상 늘어났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여러 차례 방역을 비롯한 대응에 실패한 결과 이제 세계적 대유행(팬데믹·pandemic)의 새로운 진원지가 됐다”고 전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현재 미국 확진자 급증은 뉴욕과 시카고, 로스앤젤레스(LA) 등 전 세계에서 인구가 들어와 밀집하는 메트로폴리탄 도시들이 견인하고 있다. 뉴욕주의 경우 하루동안 6400명 이상 증가하며 확진자가 3만7258명에 달했다. 사망자도 전날보다 100명 증가한 385명으로 집계됐다. 자택대피령과 야간 통금령 등의 통제 조치를 공격적으로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확산 속도를 늦추지 못하고 있는 것.



LA도 465명의 환자가 새로 나오며 캘리포니아주 전체 감염자가 3006명으로 올라갔고, 시카고가 속한 일리노이주에서도 673명이 늘며 총 환자 수가 2538명이 됐다. 코로나19 환자가 없었던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는 지난달 말 150만 명의 인파가 몰렸던 대형 야외축제 ‘마디그라’ 이후 한 달 사이에 2305명까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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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그래프가 급속히 가팔라지면서 감염자 수가 기존의 예상치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내 확진자 수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100명 미만이었으나 19일 1만 명→21일 2만 명→22일 3만 명 등 하루에 1만 명 이상씩 증가하는 무서운 확산세로 26일(현지 시간) 8만5000명을 돌파했다. 이 속도대로라면 주말까지 10만 명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코로나19 확산이 마무리될 때쯤 뉴욕 시민의 절반(420만 명)이 감염돼있을 것”이라는 추산까지 내놨다. 오하이오주에서도 에이미 액턴 보건부 국장이 이날 브리핑에서 “최소한 오하이오주 인구의 1%(10만 명)는 걸려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확진자 수가 증가하는 이유는 최근 미 전역으로 진단키트를 대거 배포하며 공격적인 검사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주장하고 있다. 초반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등 인구 밀집지역인 대도시를 중심으로 순식간에 바이러스가 번진 탓도 있다. 뉴욕은 전 시민에게 가택대피령과 야간 통금령이 내렸고, 이용자가 없다시피 한 지하철을 하루 2차례씩 소독하며 뒤늦게 방역에 나섰지만 확산 차단에는 역부족이다. 현지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위험 축소에 급급하며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대응에 실패했다는 점도 주된 이유로 꼽고 있다.

뉴욕 등 주요 도시들은 병상과 물자, 인력 부족 상황에 아우성을 치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2000만 개의 마스크와 6000개의 인공호흡기, 260만 개의 가운, 1460만 개의 의료용 장갑을 병원들에 배포했다”고 밝혔지만 폭발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하루 동안 13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퀸스 지역의 엘름허스트 병원에는 시신을 안치해놓을 영안실이 부족해지면서 임시 영안실로 쓰기 위한 냉동트럭이 동원됐다.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는 911(응급전화) 신고는 24일과 25일 뉴욕에서 연속 6400건을 넘어서며 2001년 9.11테러 때보다 많았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치료에 매달리던 의료진 가운데 잇따라 확진자가 나타나는데다 최근 36세 간호사가 발병 열흘 만에 사망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의료진 사이에서도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4월 중에는 비즈니스 재개를 비롯해 일상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다. 그는 이날 50개주 주지사들에게 서한을 보내 “정부가 주 정부에 배포할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중”이라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제한 조치를 강화, 유지, 경감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국의 카운티를 고위험, 중위험, 저위험의 세 가지로 분류하고 이 자료와 수치에 따라 다음 단계 대응을 결정할 방침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내놓은 15일 간의 가이드라인은 30일 만료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코로나19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의 베트남전”이라며 “부적절한 대통령 개인적인 고집과 욕심에 의해 악화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미국인들의 생명이 희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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