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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에 낸 입장료로 회원 가담정도 파악… 공범 처벌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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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에 낸 입장료로 회원 가담정도 파악… 공범 처벌도 가능

박종민 기자 , 이소연 기자 , 구특교 기자 입력 2020-03-27 03:00수정 2020-03-27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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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가상화폐거래소 등 압수수색

경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박사’ 조주빈(25) 관련 가상화폐 지갑주소(계좌)는 30개 가까이 된다. 유료회원들은 조주빈 일당에게 주로 가상화폐거래소나 구매대행업체를 거쳐 가상화폐로 입장료를 내왔다. 거래소와 업체에 거래 명세가 그대로 남아 있단 뜻이다. 이들의 내부 전산망에서 ‘검색’만 하면 회원의 실명과 거래 액수 등을 전부 파악할 수 있다. 거래소 관계자 A 씨는 “박사 일당의 가상화폐 지갑주소를 입력하면 기록이 줄줄이 뜬다. 지난주에 모든 자료를 경찰에 넘겼다”고 했다.

○ 경찰, 유료회원 추적해 ‘관전자’도 처벌

2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달 세 차례에 걸쳐 가상화폐거래소 3곳(빗썸, 업비트, 코인원)과 구매대행업체 2곳을 압수수색하거나 자료를 넘겨받았다. 거래소 등에선 거래 명세 2000여 건을 제공했는데, 경찰은 이 가운데 유료회원 수십 명을 특정했다.


이 명단을 확보하면 거래 명세에 남은 액수를 파악해 이들이 범행에 가담한 정도도 파악할 수 있다. 아동 성 착취물 등을 공유하는 ‘2단계 자료방’에 입장하려면 60만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피해 여성을 직접 대화방에 초대해 성 착취 행위를 지시한 ‘3단계 극강보안방’에는 150만 원어치의 가상화폐를 보내야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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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조주빈 일당에게 전송한 거래 액수로 범행 가담 정도를 유추해 볼 수 있다. 신진희 성범죄피해전담 국선변호사는 “1, 2단계 방에 들어간 이들에게는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아청법)상 아동 성 착취물 소지 △성폭력범죄 등 처벌특례법상 비동의 유포 혐의 등을 적용할 수 있다”고 봤다.

직접 성 착취 행위를 지시하는 3단계 대화방에 들어간 회원들에게는 조주빈에게 적용된 아동 성 착취물 제작 혐의까지 적용할 수 있다. 단지 관전자가 아니라 공범, 교사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뜻이다.

○수사망 좁혀오자 ‘자수’ 의뢰 쇄도

‘박사방’ ‘n번방’ 이용 회원들도 처벌하자는 여론이 거세지자 아동 성 착취물 등 영상을 구매했던 이용자들이 법무법인과 온라인사이트 등을 통해 ‘처벌 여부’를 문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김정환 JY법률사무소 변호사는 “2차 구매자와 다른 사이트에서 성 착취 영상 등을 구매하고 소지한 사람들의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25일 민갑룡 경찰청장은 ‘n번방’과 ‘박사방’ 사건과 관련해 “모든 접촉은 흔적을 남긴다”며 “디지털 성범죄를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끝까지 추적, 검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때문에 법무법인과 온라인 법률 상담사이트 등에는 “불법 영상을 내려받았는데 정말 처벌이 되는 것이냐”, “자수를 해서 감형을 받고 싶다”는 등 처벌 여부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익명 상담도 줄을 잇고 있다. 법무법인에 직접 전화를 걸거나 방문할 경우 실명 등 기록이 남을 수 있다는 걱정에 온라인 익명 게시판 등을 통해 질문하는 이용자도 많다. 한 법무법인의 A 변호사는 “n번방을 이용한 이용자들은 인터넷 속성을 워낙 잘 아는 사람들이다 보니 직접 찾아오는 걸 두려워해 온라인 익명 게시판을 통해 문의하는 방식을 쓴다”고 말했다.

조주빈의 공범인 ‘직원’들 가운데 미성년자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텔레그램에서 ‘태평양원정대’란 대화방을 운영하며 아동 성착취물 등을 유포한 혐의로 이모 군을 지난달 20일 검찰에 넘겼다”고 26일 밝혔다. 이 군은 조주빈에게서 일부 그룹방의 관리자 권한을 넘겨받아 성 착취물과 불법 촬영물을 유포했고, 외부에 박사방을 홍보하거나 ‘고객’을 유치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 군은 악성코드 유포와 해킹, 사기 등 범죄 행위로 수사를 받은 전력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군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운영한 태평양원정대도 회원이 최대 1만8000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민 blick@donga.com·이소연·구특교 기자
#박사방#조주빈#가상화폐거래소#공범 처벌#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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