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스타 미리보기⑤] 전국구 향기 물씬 풍긴 KT 소형준, 이젠 증명할 차례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3월 26일 05시 30분


KT는 새 시즌 신인투수 소형준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팀 청백전에서는 4이닝 무실점의 역투를 펼치기도 했다. 1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청백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소형준. 스포츠동아DB
KT는 새 시즌 신인투수 소형준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팀 청백전에서는 4이닝 무실점의 역투를 펼치기도 했다. 1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청백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소형준. 스포츠동아DB
“좋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일단 직접 봐야겠죠.”

“안구정화가 되는 느낌이네.”

소형준(19·KT 위즈)을 향한 이강철 감독(54)의 평가가 달라지기까지 단 몇 차례 불펜투구면 충분했다. 걸출한 투수 유망주를 여럿 지켜봐왔기 때문에 신중론을 유지했던 이 감독도 일찌감치 선발 자리를 맡겼다. 스프링캠프 내내 전국구 향기를 물씬 풍겼으니 이제 실전에서 이를 증명할 차례다.

KT는 2020 KBO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을 일찌감치 소형준에게 할애할 계획이었다. 유신고 2학년 시절인 2018년부터 이미 전국구 투수로 이름을 떨쳤다. 2020신인드래프트 최대어라는 평가가 따랐고, KT는 3억6000만 원의 계약금을 투자했다. 구단 역대 투수 최고액. 야수를 포함해도 강백호(4억5000만 원)에 이어 두 번째였다. 거액에는 기대가 담겨있다.

지난해 지명 직후에도 이강철 감독은 신중론을 유지했다. “좋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고, 영상으로도 봤지만 직접 확인해야 평가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올 1월말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까지도 평가는 유보했다. 하지만 캠프 시작과 동시에 불펜피칭에 돌입한 소형준을 보자 평가가 달라졌다. 이 감독은 “확실히 ‘전국 1번’이었던 투수들은 뭔가 다르다. 안구정화가 된다”며 극찬했다.

최고구속 150㎞대 속구에 투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갖췄다. ‘완성형 투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KIA 타이거즈~키움 히어로즈~두산 베어스에서 숱한 투수 유망주들을 지켜봐왔음에도 “풍기는 느낌부터 다르다”고 감탄했다. 캠프 종료 후 소형준을 5선발로 낙점한 건 당연한 결과였다.

실력도 있지만 체질 자체가 ‘선발형’이라는 평가다. 아마추어 시절 연투시 구위나 성적이 떨어지는 경향이 뚜렷했고, 기회를 준다면 선발 쪽이 낫겠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어떻게든 선발투수로 만들 생각”이라는 말이 ‘투수 조련사’ 이 감독 입에서 나오니 팬들의 기대치도 한껏 올라갔다.

자연히 미디어의 주목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러한 기대는 부담, 혹은 ‘설레발’로 작용할 수 있다. 소형준은 일단 겸손하게 “눈앞의 한 경기가 중요하다. 내 목표는 첫 승”이라고 밝혔다. 그 속내에는 신인왕이라는 원대한 목표가 담겨있다. “선수라면 당연히 신인왕을 꿈꾸지 않겠나”라고 반문할 만큼 자신감이 묻어났다.

고졸 선발투수 신인왕은 2006년 이후 명맥이 끊겼다. 당시 주인공은 ‘괴물’ 류현진(토론토·당시 한화 이글스)이다. 그만큼 해내기 어려운 업적이다. 눈에 띄게 고전하지 않는 한 선발 자리를 확보했기 때문에 경쟁자들보다 반 보 이상 앞선 것은 분명하다. 귀국 후 첫 청백전에서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해 3이닝 3실점(2자책)을 기록했지만 닷새 뒤 두 번째 실전에서는 4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뽐냈다.

캠프 내내 최고의 유망주라는 향기를 뿜어내는 데는 성공했다. 이제 소형준의 과제는 그 평가를 현실로 만드는 일이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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