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안정펀드 20조… 금융위기때의 2배, 증권안정펀드 11조도 내달초 본격 가동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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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정부 ‘100조+α’ 기업 지원책 발표
회사채 원활한 발행 4조 지원… 대한항공-두산重 1차 수혜 기대
시장선 “포괄적 패키지” 긍정 반응

24일 정부가 내놓은 ‘100조 원+알파’ 규모의 기업 지원 프로그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이에 따라 시장에 불안심리가 확산되자 서둘러 마련된 긴급 대책이다. 지원 규모는 19일 1차 비상경제회의 당시 발표됐던 것의 2배 수준으로 껑충 뛰었고, 대상도 중소·중견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으로 확대됐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소상공인,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특성에 맞게 치밀하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달러 품귀 현상이 일어나며 신용 경색이 나타나고 있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는 정책자금을 아낌없이 풀기로 했다. 지금과 같은 ‘돈맥경화’ 현상이 지속될 경우 기업의 생존도, 일자리도 지킬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운용됐던 채권시장안정펀드는 당시의 두 배 규모인 20조 원으로 조성된다. 이 펀드를 활용해 회사채와 우량 기업 기업어음(CP), 금융채 등을 더 적극적으로 사들여 시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취지다. 2008년 당시에도 기업들이 회사채나 CP를 통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정부는 채권시장안정펀드를 긴급 조성해 기업들의 돈 가뭄을 해소한 바 있다. 은 위원장은 “2008년 글로벌 위기 당시의 2배 수준으로 규모를 확대한 만큼 시장의 불안심리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과 보험사 금융투자회사 등의 출자로 만들어지는 이 펀드는 우선 10조 원이 가동되고 나중에 10조 원이 추가로 조성된다. 4월 초부터 본격적인 채권 매입이 시작된다.

금융권의 참여를 기반으로 한 증권시장안정펀드(10조7000억 원)도 4월 초부터 가동된다. 국책은행과 5대 금융지주 등 23개사가 참여해 증시 안정을 위해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덱스펀드 등을 매입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도입하는 등 기업들의 원활한 회사채 발행을 위해 4조1000억 원을 지원한다. 시장에서는 4월 회사채 만기를 앞둔 대한항공, 두산중공업 등의 대기업이 1차 수혜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정부는 코로나19 위기가 산업계에 전방위적으로 퍼질 조짐을 보이자 필요할 경우 대기업에도 돈을 적극적으로 풀기로 했다.

100조 원대 지원 방안에 대한 시장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한국투자증권 박소연 투자전략부장은 “당초 채권시장안정펀드 규모가 다소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규모와 지원 범위가 대폭 확대됐다”며 “상당히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패키지가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부가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대책을 계속 내놓아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은 어떤 수단을 쓰든지 기업과 금융회사들이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는 잠시 접어두고 좀 더 과감한 정책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코로나19#글로벌 금융위기#채권안정펀드#증권안정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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