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구입한 티켓은 유효한가”… “호텔 무더기 예약 취소 어쩌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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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1년 연기 합의… 日 내부 혼란 가중
조직위, 빗발치는 문의에 당혹감… 1만4000명 민간경비원 실직 위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통화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1년 정도 연기를 제안했고 동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도쿄=AP 뉴시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통화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1년 정도 연기를 제안했고 동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도쿄=AP 뉴시스
7월 24일 개막 예정인 도쿄 올림픽의 연기가 확실시 되면서 일본 내 혼란이 커지고 있다.

24일 NHK 등에 따르면 현재 조직위원회 측에는 “이미 구매한 올림픽 티켓이 연기 후에도 여전히 유효하느냐”를 묻는 시민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하지만 조직위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호텔업계도 울상이다. 대회 관계자들이 4만6000실 정도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약이 일시에 취소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데이코쿠호텔 등 올림픽 관계자들의 예약이 몰렸던 도쿄 내 특1급 호텔들의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관련 주요 행사를 치르기로 했던 지방자치단체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개최 도시인 도쿄도는 당초 개막 ‘D―100’에 해당하는 다음 달 15일에 대규모 행사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이 행사를 계속 진행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마라톤과 경보 대회를 여는 홋카이도 역시 코스 개발을 계속 진행해야 할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올림픽에 동원될 자원봉사자 약 8만 명, 민간 경비원 1만4000여 명도 우왕좌왕하고 있다.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졸지에 직업을 잃게 된 민간 경비원들의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사히신문은 “조직위가 26일 시작되는 성화 봉송 릴레이를 보류할 방침”이라며 “그 대신 성화를 밝힌 램프를 차량에 싣고 봉송로를 달리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첫 주자로 예정됐던 여자 축구대표 ‘나데시코 저팬’의 참가도 보류했다.

세계 각국에서는 올림픽 연기 목소리가 높았다. 미국, 독일 올림픽위원회는 23일 연기를 지지하는 성명을 냈다. 미국 내 올림픽 독점 중계권을 가진 NBC방송도 24일 연기 지지에 가세했다.

일본 정부는 ‘1년 연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요미우리신문은 “정부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집권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는 내년 9월 전 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전했다. 산케이신문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최대 1년 이내에서 연기하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도쿄 올림픽#연기 합의#일본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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