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확진자 하루새 8170명 급증… 중대 재난지역 3개주로 확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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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3만5070명… 中-伊 이어 3위
트럼프, 주방위군 전격 배치… 총 4000개 병상 응급진료소 설치
누적 사망자도 458명 ‘악화일로’… 인구 3분의1인 1억명에 자택 대피령
마스크 대란… 의료진도 쓴것 또 써

기자들도 ‘코로나 대형’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기자회견을 열고 확진자가 급증한 뉴욕, 캘리포니아, 워싱턴 3개 주를 중대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이날 취재진 역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빈자리를 둔 채 서로 멀찍이 떨어져 앉았다. 워싱턴=AP 뉴시스
기자들도 ‘코로나 대형’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기자회견을 열고 확진자가 급증한 뉴욕, 캘리포니아, 워싱턴 3개 주를 중대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이날 취재진 역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빈자리를 둔 채 서로 멀찍이 떨어져 앉았다. 워싱턴=AP 뉴시스
미국에서 하루에 8000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확산 속도에 미국 정부는 3개 주를 중대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군까지 투입했지만 확산세를 꺾지 못하는 상황이다.

23일 오후 10시(한국 시간) 기준 미국의 확진자는 3만5070명으로 전날보다 무려 8170명 늘었다. 중국 본토,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다. 사망자는 458명이다.

감염병 전문가인 마크 립시치 하버드대 공중보건학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사태 초기 미국의 진단 검사가 빠르게 진행되지 않았다. 최근 검사 속도가 빨라지면서 숨겨져 있던 환자들이 많이 발견됐다”고 이유를 풀이했다. 그는 “진짜 환자 수는 3만5000명보다 많을 것”이라며 “아직까지 비교적 적은 지역에서도 환자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롬 애덤스 미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도 NBC에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집에 머무르라는 지시를 지키지 않는다. 이번 주에 상황이 더 나빠질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22일 확진자가 많은 뉴욕, 캘리포니아, 워싱턴 등 3개 주를 중대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주 방위군을 배치했다. 또 캘리포니아에 2000개, 뉴욕과 워싱턴에 각각 1000개 등 총 4000개의 병상을 갖춘 응급 진료소도 설치하기로 했다.

이미 뉴욕, 캘리포니아, 뉴저지, 일리노이, 코네티컷 등 주요 주가 주민들에게 자택 대피 명령을 내린 데 이어 이날 루이지애나와 오하이오주, 펜실베이니아주 최대 도시 필라델피아, 테네시 주도(州都) 내슈빌까지 자택 대피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사실상 집에 갇힌 미국인의 수가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1억1000만 명이라고 NPR방송이 전했다.

의료용품 부족도 심각하다. 환자가 많은 뉴욕과 캘리포니아에서는 상당수 의료진이 마스크와 장비를 재사용하고 있다. 일부 의료진은 ‘하늘이 무너지고 있다’ ‘현장은 전시 상황’이라며 절박함을 표출했다. 소셜미디어에도 ‘#GetMePPE(개인보호장비·Personal Protective Equipment를 주세요)’란 해시태그가 넘쳐난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열흘 안에 의료장비가 부족해진다. 더 많은 인공호흡기를 구하지 못하면 사람들이 죽는다”고 호소했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테슬라 등도 인공호흡기 등 의료물자 생산에 돌입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경기부양법안에 대한 상원의 절차투표는 이날 부결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현금 지급 △중소기업 지원 및 실업보험 강화 △병원 재정 지원 등에 약 2조 달러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야당 민주당은 노동자 보호가 미흡하고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해야 한다며 자체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2분기(4∼6월) 급격한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어떤 부양책이든 속히 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분기 미 국내총생산(GDP)이 30%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2분기 GDP가 50% 감소하고 실업률이 30%로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3일 국채 및 주택저당증권(MBS)을 규모에 제한 없이 매입하고 회사채 등도 최대 3000억 달러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개인과 기업이 자금을 융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 위해 연준이 전례 없는 조치를 취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미국#확진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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