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불안감에 투표소 외면하나… 투표율, 총선 핵심변수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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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투표소 입구서 발열체크
고열-기침땐 별도 기표소서 투표… 마스크 착용-1m 거리두기 지침
與 “3040 투표율 하락 대비”… 野 “5060 투표 기피 막아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투표율 하락 여부가 총선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향후 2주간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총선 투표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여야는 특히 코로나19 유행이 세대별 투표율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세대별 투표율은 역대 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주요 변수로 작용해 왔다.

총선 투표율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60.6%를 기록한 투표율은 대선 직후 실시된 18대(2008년)에 잠시 46.1%로 주저앉았지만 이후 19대(2012년)와 20대(2016년) 때 각각 54.2%, 58.0%를 기록하며 상승하고 있다. 최근 선거를 살펴보면 2017년 대선 투표율은 77.2%였고 2018년 지방선거 투표율은 60.2%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재외국민투표와 사전투표 등이 활발해지면서 투표율은 대체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투표율 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갤럽의 17∼19일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표명한 응답자는 71%에 달했다. 2월 첫째 주 64%, 둘째 주 56%, 셋째 주 63% 등에 머물렀던 수치가 증가한 것(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세균 국무총리도 18일 선거지원 관계장관회의에서 “유권자들이 감염을 걱정하며 투표에 참여하지 않아 투표율이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선관위는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선거인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투표소 내부 또는 입구에서 선거인의 줄 간격을 1m 이상 유지하는 등의 대책이다. 투표소 입구에서는 비접촉식 체온계로 발열체크를 진행한다. 체온이 37.5도 이상이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다른 선거인과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별도의 임시기표소에서 투표하도록 했다.

정치권은 어느 때보다 세대별 투표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정당이, 낮으면 보수 정당이 대체로 유리하다는 속설 때문이다. 2016년 20대 총선(전체 투표율 58.0%)에선 30대가 50.5%, 60대가 71.7%의 투표율을 기록했는데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123석을 얻어 미래통합당 전신인 새누리당을 1석 차로 누르고 제1당에 올랐다.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2008년 18대 총선(전체 투표율 46.1%)에선 30대 투표율은 35.5%였고 60세 이상 투표율은 65.5%였다. 이때 민주당 전신인 통합민주당은 81석을 얻는 데 그치며 참패했고 통합당 전신인 한나라당은 153석을 얻으며 과반 의석을 획득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 정부 핵심 지지층인 3040세대를 투표소로 불러 모으기 위한 선거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고, 통합당 관계자도 “50대 이상 세대의 투표율 하락을 막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초유의 사태인 만큼 예측이 어렵다”며 “코로나19 감염 우려는 세대를 가리지 않기 때문에 젊은층과 장년층 모두 비슷한 비율로 떨어질 수도 있고, 사태가 진정되면서 예년과 투표율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성진 psjin@donga.com·유성열·강성휘 기자
#코로나19#투표율#총선#선관위#세대별 투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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