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라임 이종필, 투자 기업에… ‘주가 올려달라’ 조작 지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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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리드 실소유주에 보낸 메시지 확보
“손실 잡는날” 주문… 金회장 “알겠다”
메시지 이틀뒤 리드주가 20% 뛰어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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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의 부사장이었던 이종필 씨(42·수배 중)가 투자한 기업에 주가 조작을 요구한 내용이 담긴 텔레그램 메시지를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22일 밝혀졌다. 라임의 펀드 운용 및 판매 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 씨가 펀드 수익률을 조작하기 위해 투자 기업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웠다고 보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부사장은 2018년 3월 26일 코스닥 상장사 리드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김모 회장(54·수배 중)에게 텔레그램으로 “리드와 A사 주가를 올려주면 좋겠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오늘부터 P사의 손실을 잡는 날이라”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알겠어요”라고 답했고, 이 전 부사장은 “월화수 P사 손실 잡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다시 보냈다.

이 전 부사장이 언급한 세 회사는 모두 라임이 펀드 자금을 투자한 기업이었다. 이 중 게임회사인 P사는 2018년 3월 21일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 거절 의견을 받아 상장 폐지될 위기에 놓여 있었다. P사가 상장 폐지되면 이 회사에 투자한 라임 펀드의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검찰은 이 전 부사장이 펀드 수익률이 떨어지는 걸 막기 위해 펀드가 투자한 또 다른 기업의 주가를 조작했다고 보고 있다.

이 전 부사장이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이후 리드와 A사 주가는 꾸준히 올랐다. 리드의 주가는 2018년 3월 26일 주당 1145원에서 이틀 뒤인 3월 28일엔 1380원으로 20%가량 뛰었다. 하락세였던 A사의 주가도 2018년 3월 26일(6990원)부터 사흘 뒤인 3월 29일(7230원)까지 꾸준히 올랐다. 리드 부회장을 지낸 박모 씨(43·수감 중)는 검찰에서 “김 회장이 주식을 대거 사들여 주가를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고도예 yea@donga.com·배석준 기자
#라임자산운용#주가 조작#판매 사기 의혹#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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