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야 한다는 생각 뿐…” 가수 김장훈, 심폐소생술로 의식 잃은 시민 구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2일 22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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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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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살아라, 살려야 하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고요. 살면서 이렇게 간절했던 적이 있었을까요.”

가수 김장훈 씨(53·사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봉사활동에 나섰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50대 남성을 심폐소생술로 구조했다.

김 씨는 21일 오전 9시 반경부터 천주교 봉사단체 ‘가톨릭사랑평화의집’과 함께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있는 쪽방촌 주민들에게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손세정제와 도시락을 나눠 주는 봉사활동을 했다. 절친한 배우 박철 씨의 요청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봉사활동을 하던 중, 김 씨는 건물 안에 잠시 들어갔다가 50대 남성이 쓰러져 있는 걸 발견했다. 함께 봉사활동을 했던 A 씨(52·여)는 “김 씨가 안에서 ‘숨을 안 쉬어!’라고 다급하게 외쳐서 따라 들어갔더니, 김 씨가 쓰러진 남성의 흉부를 압박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도시락과 손세정제를 놓고 나오는데 누워있는 모습이 뭔가 이상해서 다시 뛰어갔다”며 “119에 전화해 구급대원의 지시대로 따랐다. 평소 영상을 보고 심폐소생술을 연습해왔는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김 씨가 필사적으로 심폐소생을 한 덕에 다행히 남성은 숨이 돌아왔다. 10여 분 뒤 출동한 119구급대가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으로 옮긴 남성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오후 1시 봉사활동을 끝마친 뒤에도 담당 구급대원에게 전화해 남성의 상태를 확인했다고 한다. 김 씨는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코로나19로 공연이 취소돼 남는 시간에 봉사활동 등을 하며 알차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가톨릭사랑평화의집은 “코로나19로 인해 낯선 사람과 접촉을 꺼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김 씨는 거리낌 없이 라텍스 장갑을 벗고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는 감동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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