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팬 소원 ‘KS 우승’, 이 방망이로 쏘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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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기다리는 ‘창원 나스타’ 나성범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연습경기에 출전한 나성범이 타격 전 방망이 끝을 외야로 조준하는 특유의 동작을 하고 있다. 부상에서 회복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단계만 남았다고 한 나성범은 “빨리 어려운 시기가 지나가고 팬들과 만나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NC 제공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연습경기에 출전한 나성범이 타격 전 방망이 끝을 외야로 조준하는 특유의 동작을 하고 있다. 부상에서 회복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단계만 남았다고 한 나성범은 “빨리 어려운 시기가 지나가고 팬들과 만나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NC 제공
“빨리 어려운 시기가 지나가고 팬들을 만나면 좋겠습니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28일로 예정됐던 개막이 연기 결정된 뒤 기약 없는 기다림을 이어가고 있다. 한 협력사 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갑자기 며칠 동안 훈련이 중단되는 등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그래도 NC 간판타자 나성범(31)은 “(부상) 회복할 시간을 조금 더 벌어 (개막 연기가) 나쁘지 않다”며 긍정적인 태도로 팬들 앞에 복귀하는 ‘그날’을 기다리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5월 3일 경기 중 나성범은 주루를 하다 오른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팀의 대들보와도 같은 그의 갑작스러운 이탈에 새 구장(창원NC파크)에서 2016시즌 한국시리즈 진출의 영광을 재현하려던 구단의 야심 찬 목표는 틀어졌다. 시즌 후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하려던 그의 꿈도 깨졌다. 나성범은 “부상 직후 왼 무릎과 별 차이가 없어 괜찮은 줄 알았다.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한 뒤 ‘시즌아웃’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머리가 멍해졌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금강불괴’라 불릴 정도로 부상을 몰랐던 나성범은 이후 수술과 재활을 이어가며 자기와의 외로운 싸움에 들어갔다.

현재 전성기 때의 90%까지 몸 상태를 끌어올린 나성범은 앞으로 경기 감각 회복이 과제다. 부상 전과 체중(104∼105kg)의 차이는 없지만 체지방은 19%에서 14%까지 줄어들었다. 줄어든 지방의 무게는 근육으로 채웠다. ‘몸 관리’의 중요성도 깨달아 쉬는 시간에도 몸의 유연성을 유지하기 위해 스트레칭을 습관처럼 하고 있다. 나성범은 “평생 당할 부상을 몰아서 경험한 거라고 생각한다. 이제 다칠 일은 없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최근 미국 스프링캠프에서도 큰 부상을 입게 한 슬라이딩 훈련을 재개할 만큼 트라우마도 극복했다. 나성범은 “결국 잘못된 자세로 슬라이딩을 하다 다친 거다. 자세만 흐트러지지 않는다면 얼마든 해도 문제없다”며 과거와 다름없는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예고했다.

예전보다 겸손해졌지만 포부까지 수그러든 건 아니다. 올 시즌 팀과 함께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묻자 “팬들도, 우리도 원하는 ‘그것’”이라고 주저 없이 답했다. NC가 한 번도 경험 못한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그는 “훈련을 해보니 우리 팀 전력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는 게 느껴진다. 이제 (우승)할 때도 되지 않았나. 나만 부상 전보다 잘하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빅리그를 향한 꿈은 어떨까. 나성범은 “지금 언급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우승에 기여할 만큼 시즌을 잘 치렀다면 (MLB 스카우트 등) 주변에서도 좋게 봐줄 것”이라고 말했다.

2014시즌부터 나성범은 타석에서는 매년 평균 ‘3할, 20홈런, 150안타, 100타점’을 꾸준히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시속 150km대 공을 던지던 투수 출신다운 강한 어깨를 과시했다. 창원의 ‘나스타’(나성범의 별명)가 진화된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선다면 NC의 챔피언 꿈도, 그의 빅리그 꿈도 한발 더 가까워질 수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프로야구#nc#나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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