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갔다가 코로나 감염 속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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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등 최근 확산국가 여행
귀국후 가족에게도 전파 잇달아
여행업계마저 “해외여행 자제”

이탈리아나 프랑스, 스페인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하게 늘고 있는 국가로 여행을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을 벌이는 시점에 적절치 못한 해외여행이란 지적도 나온다.

경남 창원에 사는 A 씨(30)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15일 발열 증상을 느낀 A 씨는 16일 오전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은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남도 관계자는 “부인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현재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광주 북구에 거주하는 59세 여성도 1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본인은 해외에 간 적이 없으나 경기 고양에 사는 딸이 스페인 여행 뒤 6일 귀국했다. 이 여성은 6∼8일 딸의 집을 방문했다. 광주에서는 15일에도 남편과 함께 유럽 여행을 다녀온 여성(44)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17일 울산에서도 30대 부부가 확진됐는데, 부인이 이달 초 필리핀 여행을 다녀왔다.

충남 홍성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첫 확진자 부부도 해외여행이 발목을 잡았다. 각각 64세(남편), 62세인 이 부부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일까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경유해 이집트 여행을 다녀왔다. 12일부터 근육통 증상이 나타난 이들은 16일 홍성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 17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부부가 다녀온 패키지여행엔 가이드 포함 18명이 동행했다. 동행 여행객들의 거주지는 서울(12명)과 경기(2명), 충북(2명) 등이다.

방역당국은 “확진자 부부가 충남도교육청 등 공공기관과 아파트단지가 밀집한 내포신도시에 거주한다. 이동 경로를 파악해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서울과 부산, 전북 군산에서도 해외여행 확진자가 나왔다. 서울에선 프랑스에서 교환학생을 마친 뒤 유럽 여행을 하고 온 20대 남성이, 부산에서는 이달 4일까지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여행한 C 씨(24)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군산에선 이달 초 미국 뉴욕에 있는 아들네를 방문한 60대 부부가 귀국 뒤 17일 확진됐다.

정부는 해외 곳곳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자 19일 0시부터 전 세계 모든 입국자에 대해 특별입국절차를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앞으로 입국자는 발열과 호흡기 증상 검사를 받고 건강상태 질문서를 작성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7일 0시 기준 출장이나 여행 등 해외 유입을 통한 확진자는 모두 55명이다.

방역당국과 여행사들은 코로나19가 진정 단계에 접어들 때까지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유럽 여행 전문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특히 유럽은 상황이 심각해 현지에서 대응하기 매우 어렵다”며 “지금 여행을 간다면 결국 그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한다고 공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소연 always99@donga.com / 창원=강정훈 / 군산=박영민 기자
#코로나19#해외여행#이탈리아#확산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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