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경북 공공기관, 판로 막힌 농산물 소비촉진 나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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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꾸러미 구입 전달식’ 열어
지역 농민이 생산한 과일-채소… 공무원-공공기관이 구입 앞장
경북도도 ‘농산물 팔아주기’ 동참

김경수 경남도지사(왼쪽에서 네 번째)와 친환경농산물 생산자 조합대표 등이 16일 도청 회의실에서 ‘농산물 꾸러미 전달식’을 가졌다. 경남도 제공
김경수 경남도지사(왼쪽에서 네 번째)와 친환경농산물 생산자 조합대표 등이 16일 도청 회의실에서 ‘농산물 꾸러미 전달식’을 가졌다. 경남도 제공
“공공기관과 공기업, 도민 관심이 판로 개척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경남 진주시 금산면 진주우리먹거리협동조합 진주텃밭 소희주 이사장(48)은 17일 “최근 개학이 늦춰지면서 학교급식의 납품이 막힌 뒤 값비싼 친환경 신선농산물을 일반농산물 가격으로 시장에 내놓는다. 농민(조합원)들 가슴앓이가 심했다”고 했다.

이 조합은 서부경남 농업인(생산자) 210명과 도시 소비자 1900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다. 소 이사장은 “학교 급식에 고추, 파프리카, 애호박 등을 공급하던 20여 조합원이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판로, 가격 모두 불안정한 상태라는 설명이다.

경남과 경북지역 공공기관, 단체 등이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을 돕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16일 오후 경남도청 소회의실에서 조합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도청-교육청 농산물 꾸러미 구입 전달식’을 열었다. 지역 농업인이 생산한 과일과 신선채소를 공무원, 공공기관이 먼저 구입하고 이를 도민 캠페인으로 확산시킨다는 구상이다. e경남몰 홈페이지에 ‘농산물 꾸러미 구입’ 메뉴를 만들고, 시군과 경남도 홈페이지에도 홍보물을 설치한다. 장기적으로는 택배비 지원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농산물 꾸러미는 ‘과일 꾸러미’와 ‘신선농산물 꾸러미’ 두 가지다. 과일 꾸러미는 도청 130개(도의회 15개 포함), 도교육청 30개 등 160개 부서별로 5월 말까지 매월 2회 구입한다. 과일은 학교급식 중단으로 판로가 막힌 품목을 우선 선정한다. 딸기와 토마토, 사과, 바나나 등 5종을 묶어 3만, 5만, 7만 원 세트로 만든다. 경남도 서부청사에 17일 첫 공급을 했다. 월 2000만 원어치가 팔릴 것으로 보인다.

25일부터 도본청과 도의회, 도교육청에도 배달된다. 경남경찰청과 진주혁신도시 공공기관들도 곧 동참할 예정이다. 과일 꾸러미 공급은 진주우리먹거리협동조합 진주텃밭과 거창공유농업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김제열)이 맡는다. 경남도 농식품유통과에서 주문을 받아 조합에 전달하면 꾸러미를 만들어 각 부서에 직접 배송하는 방식이다.

신선농산물 꾸러미는 김해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사장 백진원)가 담당한다. 김해, 진주, 밀양, 창원 등지에서 생산한 7600kg의 미나리, 깻잎, 청경채 등 엽채류 가운데 4000kg을 꾸러미 사업으로 소비할 예정이다. 고객은 도민과 국민 전체다. 경남엔 5000여 농가가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경남도는 농산물 꾸러미 사업을 비상시기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우수 농산물 수급 조절을 위한 새로운 시스템으로 정착시키기로 했다. 사회적 기업, 도민이 두루 참여한다면 어렵지 않다고 봤다. 정재민 경남도 농정국장은 “경남도 농산물 꾸러미 시책은 친환경농산물 판촉을 중심으로 시작하고, 공공기관뿐 아니라 모든 도민이 동참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고 다른 지역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와 23개 시군, 경북도교육청과 농협 등은 ‘농·특산물 팔아주기 품앗이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인다. 학교급식으로 들어가던 농산물 위주다. 20일까지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6kg) 1000개, 경주 새송이버섯(2kg) 500개, 영천 쌈 채소 2kg, 군위 미나리 500단, 고령 멜론(5kg) 300개를 참여 기관별로 주문을 받아 시중 가격보다 싸게 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끝날 때까지 매주 품앗이 완판이 목표다. 온라인 직거래장터인 ‘사이소’를 통해 ‘힘내라 대구경북’을 주제로 특판 행사도 마련한다.

김종수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친환경 농산물 판매 부진으로 어려운 농가를 돕기 위해 공공기관들이 뜻을 모으고,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강정훈 manman@donga.com·장영훈 기자
#농산물 팔아주기#농산물 소비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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