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선대위 직접 지휘… 공천갈등 수습이 ‘발등의 불’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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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카드 무산에 황교안 전면 나서… “경제-나라 살리기 선대위 될것”
안보 분야는 태영호 총괄할 듯
황교안, 공천 탈락후 무소속 출마 비판… 홍준표 “종로에나 집중하라” 반박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황 대표가 직접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직을 맡기로 하며 통합당은 총선 체제로 전환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황 대표가 직접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직을 맡기로 하며 통합당은 총선 체제로 전환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미래통합당이 4·15총선을 30일 앞둔 16일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공식 전환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등 당초 영입 대상 후보들이 잇달아 선대위원장직을 고사하자 황 대표가 직접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선대위 체제로 전환됐지만 총선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한 데다 공천 후유증이 이어지는 만큼 ‘황교안 선대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선대위 구성을 공식화하면서 “‘경제 살리기’ ‘나라 살리기’ 선대위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당내 공천 갈등을 선대위 출범으로 수습하고, ‘경제 실정론’을 총선 이슈로 삼아 여당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황 대표는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절반이 문재인 정권의 경제 대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권의 경제 성적표는 명백한 실패”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정책 전환이 국민의 명령”이라며 “기존 정책 기조를 고집하는 것은 절박한 민심을 걷어차는 것이다. 강력한 투자 유인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통합당은 선대위 아래 안보, 경제, 여성, 4차 산업혁명 등을 총괄하는 분야별 조직을 두기로 했다. 안보 분야는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가 맡는 방안이 유력하다. 통합당 관계자는 “앞으로 선대위의 메시지는 경제 실정론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또 “앞으로 중앙당과 시도당은 비상체제로 운영될 것”이라며 “모든 당직자는 비상한 각오로 임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최근 잇달아 불거진 당내 공천 갈등을 ‘비상체제’로 규정하면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당 최고위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선임한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와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에 대해서는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의 균형을 맞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 명예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조언한 ‘5인 스터디 그룹’ 중 한 명이었고, 비박계인 박 위원장은 보수통합을 이끌어 통합당 출범에 기여했다.

하지만 선대위 구성이 대중적 인지도보다는 ‘실무형’에 치우쳤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선 “유승민 의원을 선대위에 꼭 합류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공천 갈등을 수습하는 것도 ‘황교안 선대위’의 숙제다. 이날 황 대표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등 공천 배제 후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는 인사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황 대표는 최고위에서 “(무소속 출마는) 총선 승리를 염원하는 국민 명령에 대한 불복이고 절대 있어선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지역을 수시로 옮기면서 억지로 명분을 찾는 모습은 우리 당에 대한 불신만 높아질 뿐”이라며 “넓은 정치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에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황 대표가 기막힌 말을 했다”며 “‘협량정치’ ‘쫄보정치’를 하면서 당내 경쟁자 쳐내기에만 급급했던 그대가 과연 이런 말을 할 수 있나”라고 했다. 이어 “그대는 이제 그만 입 다물고 종로 선거에나 집중하라”며 “그대의 정치력, 갈팡질팡 리더십 보고 투표할 국민은 아무도 없다”고 반박했다.

유성열 ryu@donga.com·이지훈 기자
#미래통합당#황교안#21대 총선#선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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