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카드 접고 황교안 체제로…종로도, 전국선거도 뛰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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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3월 16일 12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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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남당(南棠) 정석모 의원 10주기 추모식’에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 News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남당(南棠) 정석모 의원 10주기 추모식’에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 News1
4·15 총선을 30일 앞둔 16일 미래통합당이 황교안 대표의 총괄선대위원장 체제를 출범했다. 당 외연확장과 쇄신의 상징으로 기용하려던 ‘김종인 카드’는 장고 끝에 결국 접기로 했다. 대신 보수통합에 기여한 박형준 전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이로써 황교안 선대위는 쉽지 않은 과제를 안고 출발하게 됐다. 황 대표 본인이 서울 종로 선거구에서 이낙연 전 총리와 맞서는 동시에 전국 선거를 지휘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중도층 지지 확산을 위해 영입 시도한 김종인 카드의 대체재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직접 상임선대위 총괄 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같은 시간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입장문 통해 통합당 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애초 김 전 대표는 황 대표와의 공동 선대위원장직까지는 수용하려 했지만 통합당에서 2명 이상의 ‘공동선대위원장’을 제안하면서 김종인 선대위는 어그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는 입장문에서 “통합당 내부 사정이 복잡해지면서 황 대표가 여러 명의 선대위원장이 나서는 공동선대위체제를 다시 이야기했고, 저는 ‘그렇다면 굳이 나를 영입하려는 이유가 뭔지를 알 수가 없다. 여러분들이 합심해 잘 하기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던 것”이라고 전했다.

통합당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지난 14일까지만 해도 공동선대위원장에 사실상 수락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날(15일) 황 대표에게 돌연 선대위원장 수락 불가의사를 밝혔다.

최고위원회에 따르면 통합당 내부에서는 종로에서 출마한 황 대표가 김 전 대표와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를 구성하면 사실상 지원 유세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중도층이 많은 수도권에는 김 전 대표를 내세우고, 권역별 혹은 기능별 공동선대위원장을 임명해 유세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이 막판 김종인 선대위 구성에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은 김종인 체제가 중도층 견인력이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김종인 카드를 쓴 것이 주효했지만 현재의 통합당 위치에서는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당내 의견이 많았다.

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13일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 15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전 대표의 통합당 선대위 합류시 ‘통합당 선거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은 53.9%였다.

통합당은 민주당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던 김 전 대표를 영입하면 당의 이미지 쇄신 등에는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김 전 대표가 애초 통합당이 바랐던 중도층을 흡수할 만큼의 영향력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당의 이미지 쇄신 및 수도권 중도층 흡수에서는 유승민 의원 등이 더 낫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김 전 대표가 통합당에 안간다고 해서 통합당이 입는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김 전 대표의 강점은 민주당에서 총선을 이끌었던 사람이 통합당에 간다는 것 말고는 뚜렷한 게 없다”고 말했다.

특히 김 전 대표 영입을 두고 수도권 일부 지역에 대한 공천 수정 가능성과 태영호(태구민)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 등 당 공천관리위원회와의 갈등을 빚는 듯한 모습까지 보이면서 양측 모두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스러 감염증(코로나19)과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 등 여권에 불리한 악재가 터지면서 선거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는 판단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총선을 30일 앞두고 선대위가 구성됐지만 종로 출마에 나선 황 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선대위가 과연 제 역할을 할 수 있느냐다. 통합당은 황 대표와 함께 박형준 동아대 교수와 신세돈 숙명여대 명예 교수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박 교수는 보수통합과정에서 혁신통합추진원회 위원장 역할을, 경제통인 신 교수는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해 왔다.

그러나 황 대표를 제외하면 인지도 측면에서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의 이해찬 대표-이낙연 전 총리 선대위원장 등과 맞대결에서 어느정도 파괴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유승민 의원이 선대위에 합류할 가능성이 낮은 상태에서 중도층 지지를 이끌어낼 확실한 대안을 찾아야 하는 것도 과제로 남아 있다.

이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할당 후 휴대전화 가상번호로 표본을 추출해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무선전화조사 100%)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 24.0%다. 가중값 산출 및 적용방법은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부여(2020년 2월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 방법을 적용했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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