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적어 죄송”… 마스크 11장 기부한 장애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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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급 지체장애 20대, 파출소 찾아 “자랑스럽다” 편지-사탕 놓고 가

13일 오후 4시 반경 부산 강서구 신호파출소 앞에 2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노란색 봉투 하나를 파출소 출입구에 놓고 곧장 사라졌다.

봉투 안에는 마스크 11장과 사탕, 그리고 자필로 쓴 편지 한 장(사진)이 들어 있었다. 이 남성은 자신을 근처 직장에 다니는 3급 지체장애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편지에서 “회사에서 받은 마스크가 많아 조금 나누려고 한다. 부디 받아주면 감사하겠다”고 썼다. 마스크를 건넨 이유에 대해 그는 “부자들만 하는 게 기부라고 생각했는데 뉴스를 보며 도움이 되고 싶어 용기를 냈다. 너무 적어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위험할 때 가장 먼저 와 주는 모습이 멋지고 자랑스럽다”고 경찰관들을 격려하면서 편지를 마무리했다. 오른쪽 손과 발을 쓰는 데 장애가 있는 이 남성은 공장에서 일하며 100여만 원의 월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건네 받은 마스크가 서로 다른 종류인 걸 보면 자신이 한꺼번에 받은 게 아니라 평소 하나씩 모아 온 것으로 보여 더 감동적이다. 바쁜 업무로 힘들었는데 화이트데이를 앞두고 최고의 선물을 받은 것 같아 모든 직원이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코로나19#마스크 기부#신호파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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