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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감염시킨 코로나… “장기화땐 집값도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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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감염시킨 코로나… “장기화땐 집값도 하락”

김호경 기자 , 유원모 기자 입력 2020-03-16 03:00수정 2020-03-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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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과거 ‘위기’로 본 집값 영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국내외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사태가 더 길어지면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국내 집값이 하락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달 9일 국내와 해외 증시가 일제히 폭락하면서 코로나19 사태가 글로벌 경제위기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향후 주택 시장에 대해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달려 있다”면서도 “장기화될 경우 집값이 하락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코로나19가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외출과 대면 접촉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매수 문의가 감소하고 분양 일정을 연기하는 정도였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 처음 나온 올해 1월 20일 이후 이달 9일까지 8주 연속 서울 강남3구의 아파트가격이 하락했지만 이는 코로나19보다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영향이 더 컸다.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이 나온 뒤 서울 강남권 아파트는 매수 문의가 끊기면서 시세보다 싼 급매물 위주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9월 26억3000만 원에 팔린 ‘반포 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4m²는 이달 12일 4억3000만 원 낮은 22억 원에 거래됐다. 송파구 ‘잠실 리센츠’ 같은 면적도 이달 6일 16억 원에 팔렸다. 지난해 12월 실거래가(21억 원)보다 5억 원이 싼 가격이다. 반면 규제가 덜한 서울 강북지역, 수도권 남부 지역에서는 가격이 급등하는 ‘풍선효과’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달 초 분양한 ‘과천제이드자이’ 1순위 청약경쟁률이 193.6 대 1을 기록하는 등 청약 시장 인기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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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과거 대규모 감염병 사태 때에도 주택 시장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유행하던 2003년 서울 아파트가격은 1년 전보다 10.18% 올랐다. 2004년은 전년 대비 1.02% 하락했지만 이는 당시 노무현 정부에서 내놓은 부동산 규제 영향이 컸다. 2010∼2014년 침체됐던 부동산 시장이 상승 국면에 접어든 2015년에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과거 집값이 급락한 때는 외환위기 직후 1998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때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아파트 공급 과잉이 겹치면서 2010∼2013년 집값이 크게 하락한 바 있다. 1998년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년 대비 14.6%나 떨어졌다. 1986년 집값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큰 하락 폭이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사스나 메르스 때에는 거시경제 충격이 별로 없었지만 이번 코로나19는 거시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금융 등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 주택시장이 하락장으로 들어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생산 소비 금융까지 경제 전반이 침체됐는데 주택 시장만 나 홀로 상승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위기가 현실화될 경우 가격이 급등한 서울 강남 지역 아파트와 투자 성격이 강한 재건축 단지부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와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구)에 이어 ‘수용성’(수원 용인 성남시)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앞으로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은 속단하긴 이르지만 서울 등 수도권에 분양 예정인 단지의 분양 성적이 가늠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분양 시장마저 영향을 받는다면 추후 집값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호경 kimhk@donga.com·유원모 기자
#코로나19#부동산#강남권 아파트#집값#주택시장#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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