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 상위 17개국 모두 ‘추운 나라’…“진짜 기후 영향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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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3월 15일 0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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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기후 영향을 받는 정황이 나타나 주목된다. 그 동안 코로나바이러스는 고온다습의 환경에선 생명력이 짧다는 각국 연구내용들이 알려져 왔지만, 정작 더운 나라인 싱가포르의 경우 ‘코로나19’ 유행 초기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나라 중에 속하는 등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전세계적으로 확산세가 커지면서 관련 윤곽이 잡히고 있는 모양새다.

15일 <뉴스1>이 분석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많은 국가 상위 1~17위에는 모두 우리나라와 같은 겨울 혹은 초봄인 나라들이 속했다. 반면 더운 날씨 국가들은 후순위에 포진됐다. 물론 이러한 기후 요소가 ‘코로나19’ 확산에 절대적이진 않지만 부분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정부의 방역력과 의료시스템, 국가 위생도 등 따져야 할 부분들도 많아서다.

이 날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전 메르스 즉각대응 태스크포스 팀장)는 전화통화에서 “바이러스 유행은 숙주인 사람과 환경, 감염전파 등 3가지 요소가 성립돼야 이뤄질 수 있다”면서 “환경에 속하는 기후는 부분적으로는 확산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구체적으로 “코로나19는 체내 온도 37도 전후에서도 사람을 숙주세포로 삼아 잘 살 수 있지만 체외로 나가면 숙주가 없어 생존기간이 짧다”며 “현재 국내 환경에선 며칠동안 살 수 있지만, 사스나 메르스 관련한 코로나바이러스 연구 논문을 보면 고온다습 환경에선 생존기간이 하루이틀로 상당히 짧아진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기후 비슷한 중국·이탈리아·스페인·독일 등 확진자 수 상위권


실제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상황을 보면, 지난 14일 기준으로 감염자 수가 8만971명으로 세계 1위인 중국을 비롯해 이탈리아(1만7660명), 이란(1만1364명), 스페인(5232명), 독일(3675명), 프랑스(3667명), 미국(2174명), 스위스(1139명), 노르웨이(996명) 등 상위 16개 국가와 한국(8086명)이 대체로 영하에서 영상 10도 안팎의 기온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 30도에 가까운 카타르와 바레인은 각각 18위와 19위에 올랐고, 30도가 넘는 싱가포르는 20위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초기 확진자 수가 최상위권이었던 싱가포르는 현재 확산세가 멈춘 상태다.

다만 이러한 기후 요소는 ‘코로나19’ 감염전파 양상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바이러스는 기후 영향만으로 소멸되지 않는다”며 “메르스도 더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풍토병처럼 매년 봄에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더운 싱가포르가 확산세를 멈춘 것은 기후 영향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의료 시스템이 잘 돼 있는 것도 적잖은 영향도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방역력·실내환경·의료시스템 등이 ‘코로나19’ 양상에 가장 큰 영향

아울러 실외 기후를 제외한 실내 환경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추운 겨울엔 따뜻한 실내에서 주로 밀집 생활을 하는 경향이 커, 바이러스 감염전파에 유리한 환경이 된다. 여름엔 덥다보니 환기를 많이 하지만, 냉방시설을 갖춘 곳은 밀집 생활이 이뤄질 수 있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각국 보건당국의 방역력 역시 중요한 요소가 된다. 우리나라 확진자 수는 세계 4위로 상당히 많지만, 빠른 ‘코로나19’ 진단기술을 통한 초동대처를 했기 때문이라는 세계 각국의 칭찬도 적잖다. 물론 첫 바이러스 진원지로부터 거리가 멀거나 서로 이동 횟수가 적다면 병목현상에 따른 감염 차단 효과도 무시 못 한다.

현재 ‘코로나19’에 대한 뾰족한 치료제가 없는 만큼 결국 시간이 지나야 해결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를 최대한 빨리 앞당길 수 있는 것이 각국의 방역 노력이다.

김우주 교수는 “코로나19는 신종 감염병인 만큼 전세계인 대부분이 이에 대한 면역력이 없다는 게 결국 유행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면서 “감염된 사람들이 많아지면 면역력이 생기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얘기로, 결국 바이러스도 점점 면역력 없는 사람 찾기가 어려워져 어느 순간 감염전파가 끊어질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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