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비한 ‘코로나 태클’… 유럽축구 쓰러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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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 감독-첼시 선수 확진에 EPL, 내달 3일까지 중단하기로
프랑스-독일 등 5대 리그 올스톱
클럽대항 챔스-유로파리그 연기… 6월 ‘유로2020’도 파행 위기감

13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스위스 바젤의 16강 1차전 경기가 열린 독일 프랑크푸르트 코메르츠방크 아레나 벽면에 팬들이 검은색 테이프를 잘라 붙인 ‘코로나 에어리어’라는 글자가 선명하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UEFA는 다음 주 예정된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경기를 모두 연기하기로 했다. 이날 잉글랜드 프랑스 독일 축구리그가 모두 중단을 선언하면서 유럽축구 5대 빅리그가 모두 멈췄다. 프랑크푸르트=AP 뉴시스
13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스위스 바젤의 16강 1차전 경기가 열린 독일 프랑크푸르트 코메르츠방크 아레나 벽면에 팬들이 검은색 테이프를 잘라 붙인 ‘코로나 에어리어’라는 글자가 선명하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UEFA는 다음 주 예정된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경기를 모두 연기하기로 했다. 이날 잉글랜드 프랑스 독일 축구리그가 모두 중단을 선언하면서 유럽축구 5대 빅리그가 모두 멈췄다. 프랑크푸르트=AP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 축구 5대 빅리그가 모두 중단됐다.

잉글랜드 풋볼리그(EFL)는 13일 긴급회의를 열고 다음 달 3일까지 프로축구 1부 리그인 프리미어리그(EPL)를 포함해 잉글랜드 내 모든 프로축구 경기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일단 다음 달 4일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다.

최종 38라운드 중 구단별로 28, 29라운드를 소화해 2019∼2020 시즌 종료까지 10경기 정도를 남겨 놓고 있는 EPL은 당초 이번 주말 경기를 무관중으로 진행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현역 감독과 선수가 잇달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이날 아스널의 미켈 아르테타 감독(38)과 첼시의 공격수 캘럼 허드슨오도이(20)가 동시에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아르테타 감독과 허드슨오도이는 각각 감기 증상 등으로 인해 몸 상태가 좋지 않자 검진을 받았다. 정확한 감염 경로는 알려지지 않았다. 아스널과 첼시는 각각 성명을 통해 두 사람과 접촉한 사람들을 모두 정부 방침에 따라 격리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아스널은 아르테타 감독 곁에서 훈련했던 1군 선수단 전체를 격리하기로 했다. 두 구단은 모두 런던의 구단 훈련장을 폐쇄했다.

EFL은 같은 기간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과 여자 축구 등도 중단하기로 했다. 또 축구 아카데미와 유소년 경기까지 연기하기로 했다. 유럽 리그 중 가장 강경하게 리그 강행 의지를 보였던 EPL이었지만 사태가 악화되자 전격적으로 모든 경기를 중단하는 강수를 뒀다.

EPL에 앞서 이탈리아 세리에A,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이미 리그를 중단했다. 또 같은 날 독일 분데스리가도 긴급 이사회를 열고 17일부터 4월 2일까지 리그를 중단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분데스리가는 16일 총회를 열고 중단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프랑스도 13일 프로축구 ‘리그1’(1부 리그) 등을 무기한 중단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당초 무관중 경기로 리그를 지속할 방침이었으나 전면 중단으로 바꾸었다. 이에 따라 EPL, 프리메라리가, 분데스리가, 세리에A, 리그1 등 유럽 축구 5대 빅리그가 모두 멈추게 됐다.

유럽 주요 리그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유럽축구연맹(UEFA)의 각종 일정도 파행을 겪게 됐다. UEFA는 주말에 열릴 예정이던 챔피언스리그(UCL) 및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 등의 12경기를 모두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6월로 예정된 202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의 정상 개최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유로2020은 대회 60주년을 기념해 개최국 한 곳이 아닌 유럽 12개국, 12개 도시에서 나뉘어 열릴 예정이다. UEFA는 개최지를 줄여서라도 대회를 열 방침이지만 지금 추세가 이어질 경우 대회 개최를 장담할 수 없다. 남미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축구 무대인 유럽 축구 리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언제 속개될지 모르는 상황에 빠져들었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코로나19#5대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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