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제가 부족해 경선 져” 결과 승복… 與일각 “중도층 이탈 어쩌나” 우려 목소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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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전략 차질” 후폭풍 걱정 속 조응천 “소신 목소리 위축 두려워”
일부 친문 “당연한 결과” 맞서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사진)의 경선 패배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금 의원은 13일 패배를 인정하고 경선 결과에 승복했지만 ‘친문(친문재인) 순혈주의 희생양’이라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중도층 표심을 대변해 왔던 금 의원의 전선 이탈이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친문 의원들은 “당연한 결과”라고 맞섰다.

금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제가 부족해서 패배한 것”이라며 “선거 전까지 죽은 듯이 조용히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경선 결과에 대해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경선은 알 수가 없다. 결국 다 제가 부족한 탓”이라고 했다. 강서갑 후보로 확정된 강선우 전 민주당 부대변인 측이 경선 직후 “(여성) 가산(점) 없이 65% 지지를 받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내가 패배를 인정했는데 하나하나 따지겠나”라며 “면목이 없다”고 했다. 금 의원은 페이스북에도 “재선의 꿈은 사라졌지만 남은 임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강서갑 주민들께 너무나 큰 빚을 졌다. 살아가면서 갚겠다”고 적었다. 무소속으로도 출마하지 않겠다는 것.

하지만 당내 친문 인사들은 금 의원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전 대통령국정기획실장은 친문 지지자들이 금 의원을 ‘찍어 내기’한 것이라는 비판에 “지역구 주민 판단을 밖에 있는 사람들의 잣대로 볼 수 있겠는가”라며 “지역의 민심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김경협 의원은 페이스북에 “민주적 의사 결정 이전에 소수 의견이라도 당당히 주장하면 ‘소신’, 결정 이후에도 계속 같은 주장 하면 ‘배신’”이라고 적었다.

‘조국 사태’에 비판적 목소리를 냈던 조응천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결과가 우리 당의 소신 있는 목소리를 위축시키는 것으로 보일까 두렵다”고 적었다. 그는 “민주정당이라면 당내에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고, 때로는 소수파의 의견도 채택될 수 있는 건강함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당에서 추가 공모를 하면서까지 금 의원을 날리는 인상을 준 것은 뼈아픈 대목”이라고 했고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중도층 공략을 위한 당의 선거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더불어민주당#금태섭#경선 패배#21대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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