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간 공매도 금지 이어 금리인하 카드 꺼내나…정부, 후속대책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3일 21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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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공포로 금융시장이 마비상태에 빠져들자 정부가 6개월간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추가경정예산 규모를 증액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한국은행이 곧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례 없는 대책’을 주문함에 따라 ‘경제 팬데믹’에 맞서 정부가 긴급 처방을 내놓은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오후 임시회의를 열고 이달 16일부터 9월 15일까지 6개월 간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 시장 전체의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한다고 밝혔다.10일 공매도 제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공매도 거래대금이 하루 1조 원을 넘는 등 증시 불안이 계속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공매도가 전면 금지되는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에 이어 세 번째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것으로 주가 하락을 가속화해 그동안 개인 투자자들의 원성을 샀다.

금융위는 또 상장사의 자사주 취득 한도도 확대하기로 했다. 자사주를 사들이면 유동 주식이 줄어 주가 변동폭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기획재정부도 추경 예산 확대 검토를 시작했다. 기재부는 11조7000억 원 규모로 추경을 편성했지만 여당에서는 “18조 원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와대도 추경 증액의 구체적 액수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증액) 방향은 맞다”고 밝혔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장이 주장하는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검토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재난기본소득과 관련해 지자체별로 여러 버전이 있는데 그중 하나를 고르는 식은 아닐 것”이라며 “다만 박원순 서울시장이 제안한 내용 중에 지원 대상에 대한 부분은 정부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 등 기존 복지 정책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중위소득 이하 가구에 두 달 동안 총 60만 원을 지급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13일 오전 문 대통령이 주재한 긴급 경제·금융 상황 특별점검회의에 이주열 한은 총재가 참석하면서 한은이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 총재가 현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 측은 “임시 금통위의 필요성에 대해 위원들 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시장 안팎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결정하는 17, 18일(현지시간) 전후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통위가 이번에 금리를 0.25%포인트만 내려도 기준금리는 1.00%로 사상 최저로 떨어진다.

한은은 9·11테러 직후였던 2001년 9월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 10월 두 번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특히 2008년 10월에는 이성태 당시 한은 총재가 대통령 주재 긴급 경제상황점검 회의에 참석한 다음날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5.00%에서 4.25%로 대폭 낮췄다.

세종=남건우기자 woo@donga.com
한상준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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