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사건 다룬 ‘한라산’ 소설가 현길언씨 별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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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사건을 다룬 장편소설 ‘한라산’ 등 분단과 6·25전쟁 이후 이념 대립으로 얼룩진 한국 현대사에 천착해온 소설가 현길언 씨(사진)가 1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0세.

제주 서귀포에서 태어난 고인은 1980년 ‘현대문학’에 단편 ‘성 무너지는 소리’로 등단했다. 고인에게 고향 제주는 창작의 토대였다. 11세 때 직접 겪은 4·3사건에 대한 문학적 증언의 책무감은 그를 작가의 길로 이끌었다. 단편 ‘껍질과 속살’ ‘우리들의 조부님’ ‘미명’ 등에서도 이 사건을 다루며 이데올로기에 희생된 평범한 이들의 아픔을 그려냈다. 2016년 펴낸 ‘정치권력과 역사왜곡’에서는 노무현 정부 때 채택된 ‘제주 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가 왜곡됐다며 “진압 과정의 반인권적 사례 때문에 자유민주주의 국가 건설을 거부하려는 반란의 목적이 정당화될 수 없다”고 썼다.

대한민국예술원상 현대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병옥 씨, 아들 무성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발인은 13일 오전 9시. 02-2258-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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