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항저우 감동시킨 한인 청년의 선행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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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당 운영 조덕형씨 현지TV 소개
방역업무 나선 관계자에 무료 식사, 마스크 130개 구해 이웃에 기증
영업 중지됐을 땐 방역 봉사 화제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조덕형 씨(왼쪽)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관계자에게 마스크를 전달하고 있다. 두스콰이바오 홈페이지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조덕형 씨(왼쪽)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관계자에게 마스크를 전달하고 있다. 두스콰이바오 홈페이지
“제가 아닌 다른 누군가였어도 똑같이 했을 겁니다.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손길을 내미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요.”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 청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방역 관계자들과 주민들에게 식사와 마스크를 제공한 사실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조덕형 씨(32)는 코로나19가 한창인 2월 초 방역 업무에 나선 지역사회 관계자들에게 제육덮밥, 김치찌개 등의 식사를 무료로 제공했다. 조 씨는 방역 관계자들의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음식을 포장해 전달했다. 코로나19 방역 업무 때문에 바빠서 제대로 식사를 할 시간도, 장소도 없다는 말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한 일이었다.

또 조 씨는 1월 말 임신 중인 아내를 한국 처가에 데려다 준 뒤 약국을 돌며 마스크 130여 개를 구해서 항저우에 돌아왔다. 함께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님이 남아있고, 지역 주민들이 조 씨의 도움을 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가져온 마스크를 주민위원회에 흔쾌히 기증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심화돼 식당문을 열 수 없을 때에는 방역 자원봉사에 나섰다. 방역 관계자들을 도와 비접촉식 체온계를 들고 공공기관 등을 돌며 주민들의 체온을 쟀다. 그는 중국어가 서툰 교민들과 지역 공무원들 사이에서 의사소통을 돕기도 했다.

조 씨는 본보 통화에서 “한국에서 돌아와 자가 격리 기간이 끝난 뒤 지역위원회에서 ‘상황이 괜찮느냐’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내가 ‘도와줄 일이 있으면 도와주겠다’라고 했고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씨의 선행은 최근 항저우 지역 방송인 항저우TV가 제작한 영상이 보도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영상 속에서 한 지역 주민위원회 직원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우리가 밥을 못 먹고 있는 걸 보더니 (조 씨가) 밥을 보내준다고 했다”며 고마워했다.

2003년부터 항저우에 거주해온 조 씨는 “항저우가 제2의 고향”이라고 했다. 조 씨의 아버지가 2016년에 가게 문을 열었고 조 씨는 지난해부터 아버지와 함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선행을 한 이유를 묻자 “길에 모르는 사람이 쓰러져 있으면 일으켜 주는 것이 당연하다”며 “이런 것이 사람 간의 생활일 것”이라고 답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중국#한인#미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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