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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병상 없어 입원 대기하다 숨진 비극, 수도권에선 재연 안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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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병상 없어 입원 대기하다 숨진 비극, 수도권에선 재연 안 돼야

동아일보입력 2020-03-12 00:00수정 2020-03-12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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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 242명 가운데 대구·경북 환자는 149명(61%)으로 그 비중이 감소세인 반면 서울과 경기 환자가 76명으로 31%까지 급증했다. 직원과 그 가족을 포함해 최소한 90명이 감염된 서울 구로구 콜센터 사태가 보여주듯 인구 절반이 밀집된 서울·경기 지역은 감염병에 취약한 요소가 많다. 혼잡한 대중교통을 이용해 수도권 각지에서 출퇴근을 한다. 밀폐된 사무공간이 모여 있고 곳곳에 소규모 다중시설도 즐비하다.

이처럼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은 역학조사를 통해 접촉자를 격리하는 방역망을 치는 것이 어려워진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어제 브리핑에서 “한두 케이스 생겼을 때처럼 동선 분석을 하고 특정, 불특정다수의 다중이용시설까지 조사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권에서 구로 콜센터 감염 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방역과 조기 발견·치료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집단감염의 불길이 더 번지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의료 인프라 확충에 만전을 기울여야 한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병상과 의료진 등 의료 인프라 확충이 지연되며 입원 대기 중인 환자가 사망했는데 이런 혼란이 재현돼선 안 된다. 확진 환자가 폭증하기 전에 중증환자와 경증환자를 분류해 감염병전담병원과 생활치료센터로 신속히 이송하는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이들을 수용할 격리병상과 생활치료시설 확보도 시급하다.

현재 국가지정 음압병상은 이미 서울 97%, 경기 81%, 인천 88%가 환자로 찬 상태다. 감염병 환자를 따로 수용하는 격리병상은 민간병원까지 합쳐야 1113개에 불과하다. 수도권 의료 인프라 사정은 지방보다 낫지만 만약의 사태까지 대비해야 한다. 특히 대형병원들은 암환자 같은 다른 중증질환자들이 모여 있어 빈 병상이 많지 않다. 지금까지 원내 확진 환자 발생으로 서울 6곳, 경기 4곳 등 의료기관이 줄줄이 폐쇄됐는데, 확진자 방문시 최소 2주간 병원을 폐쇄하도록 한 2015년 메르스(MERS) 지침이 시도지사 재량으로 바뀐 만큼 유연한 대처로 의료 공백을 막아야 한다.


정부는 구로 콜센터 감염사태가 터지고 나서야 콜센터 PC방 노래방 등 ‘고위험사업장’ 감염관리에 나섰다. 진작부터 언론과 전문가들이 수도권 다중이용·밀집시설의 집단감염 위험을 경고해왔는데 이번에도 뒷북대응을 하는 것이다. 더 이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의료 인프라 정비에 속도를 내야 한다. 무엇보다 질병관리본부와 각 시도의 유기적인 협력이 중요하다. 질본이 전권을 갖고 관련 기관과 시도를 움직일 수 있는 체계적이고 확실한 지휘체계가 이뤄져야 곳곳으로 번지는 집단 감염의 불씨를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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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음압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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