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 내려놓은 TV, 다양한 시선 빛나네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3월 10일 06시 57분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트렌스젠더 역을 맡은 배우 이주영. 사진제공|쇼박스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트렌스젠더 역을 맡은 배우 이주영. 사진제공|쇼박스
■ 성소수자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안방극장

‘이태원 클라쓰’ 세상 맞서는 트렌스젠더
‘안녕 드라큘라’선 성 정체성 갈등 담아
“다양성 받아들이는 사회변화 반영”


트렌스젠더와 동성애자 등 성 소수자들이 안방극장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또 이들의 모습을 편견 없이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려는 제작진의 시도도 잇따르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JTBC ‘이태원 클라쓰’에는 세상의 편견에 맞서는 트렌스젠더(이주영)가 이야기의 전면에 나섰다. 앞서 1월 종영한 MBC ‘하자있는 인간들’ 역시 남자와 사랑에 빠진 주인공 오빠의 연애 과정을 비중 있게 또 담담하게 그려냈다.

변화의 흐름은 사실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이어져왔다. 작년 10월과 12월 방송한 KBS 2TV ‘웬 아이가 보았네’와 tvN ‘삼촌은 오드리헵번’ 등 단막극이 성 소수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각각 10대 아이들의 시선으로 여자가 되고 싶은 남성과 트렌스젠더의 이야기를 그렸다. 2월 방영한 JTBC ‘안녕 드라큘라’도 성 정체성을 감추고 살아온 딸이 엄마와 갈등을 풀어가는 과정을 통해 삶의 한 단면을 담아냈다.

tvN 드라마 스테이지 ‘삼촌은 오드리헵번’. 사진제공|tvN
tvN 드라마 스테이지 ‘삼촌은 오드리헵번’. 사진제공|tvN

이는 과거 과장된 몸짓이나 의상으로 성 소수자의 모습을 과장되게 표현하고 또 이를 통해 왜곡된 시선을 낳았던 것과는 다르다. 공연이나 영화에 비해 불특정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탓에 비교적 보수적인 분위기일 수밖에 없는 TV 드라마가 성 소수자의 모습을 “특이하고 이색적인 소재가 절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엄연한 일원”으로 그리려는 제작진의 노력에 전문가들도 환영의 뜻을 드러내고 있다.

문화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9일 “사회적 약자로 인식되고 있는 성 소수자에게도 TV 카메라의 시선이 크게 옮아가면서 이들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이전에는 누군가에 의해 대상화하는 측면이 있었다면, 이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성 소수자의 이야기에 집중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덕현 평론가도 “SBS ‘인생은 아름다워’(2010) 등 과거에도 이런 시도가 없지 않았지만, 최근 더욱 적극적으로 담아내려는 작품이 늘어나고 있다”며 “다양성을 받아들이려는 사회의 변화 추이가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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