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심은경… 日아카데미 한국인 첫 정상 올랐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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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자’로 최우수 여우주연상… 日 정치스캔들 비판적 접근한 영화
“뜻밖이라 소감도 준비 못해” 눈물… 日감독 “일본어 장애 극복” 찬사

배우 심은경이 6일 열린 제43회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은 뒤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일본 아카데미시상식 트위터
배우 심은경이 6일 열린 제43회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은 뒤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일본 아카데미시상식 트위터
배우 심은경(26)이 제43회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심은경은 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영화 ‘신문기자’로 최우수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한국 배우가 최우수 주연상을 받은 것은 1978년 일본 아카데미상이 생긴 이래 최초다. 2010년 배우 배두나가 영화 ‘공기인형’으로 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일본 아카데미상은 주요 부문 우수상을 시상한 뒤 시상식 당일 우수상 수상자 가운데 최우수상을 발표한다. 앞서 심은경은 올 1월 영화 ‘날아라 사이타마’의 니카이도 후미(二階堂ふみ) 등 일본 여배우 4명과 함께 우수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지명됐다.

심은경은 이날 수상자로 호명되자 전혀 예상치 못한 듯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으며 무대 위에서 눈물을 쏟았다. 그는 일본어로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해서 아무런 (수상 소감) 준비를 못했다. 죄송하다”며 “앞으로 열심히 활동하겠다.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심은경의 수상과 함께 ‘신문기자’는 이날 최우수 작품상과 최우수 남우주연상(마쓰자카 도리)을 휩쓸며 3관왕에 올랐다. 앞서 심은경은 이 영화로 제74회 마이니치 영화 콩쿠르, 제34회 다카사키 영화제 여우주연상 등을 수상했다.

영화 ‘신문기자’는 일본에서 벌어진 정치 스캔들을 비판적으로 다룬 작품이다. 도쿄신문 사회부 모치즈키 이소코 기자가 2017년 쓴 동명의 자전적 에세이집의 일부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연루된 사학 스캔들을 연상케 한다. 이 영화는 지난해 6월 일본 개봉 당시 상영관이 143곳에 불과했으나 일본 관객들의 호평에 힘입어 개봉 한 달 만에 흥행수익 4억 엔(약 45억 원)을 돌파했다.

2004년 MBC 드라마 ‘단팥빵’으로 데뷔한 심은경은 드라마 ‘태왕사신기’와 ‘만덕’의 아역을 거쳐 영화 ‘써니’(2011년)에서 극을 이끄는 ‘나미’로 출연해 관객과 평단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주연을 맡은 영화 ‘수상한 그녀’(2014년)에서는 오두리(나문희)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면서 ‘심은경을 위한 영화’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후 ‘써니’와 ‘수상한 그녀’가 일본에서 리메이크돼 일본 내 인지도도 쌓았다. 최근에는 5일 종영한 tvN 드라마 ‘머니게임’에 출연하기도 했다.

심은경은 ‘신문기자’에서 한국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를 둔 신문사 사회부 기자 요시오카를 연기했다. 1년간 일본어를 공부한 뒤 일본어로 연기하고 일본 신문사 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등 역할을 세밀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영화는 국내에서 지난해 10월 개봉해 관객 약 1만 명을 모았다. 당시 방한한 가와무라 미쓰노부 프로듀서는 기자간담회에서 “심은경의 지적인 면, 다양한 아이덴티티(정체성)가 진실을 추구하는 요시오카 역에 제격이었다”고 캐스팅 배경을 밝혔다. 함께 왔던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은 “제한된 촬영 시간과 일본어라는 장애물에도 심은경은 훌륭한 연기를 해냈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심은경#일본 아카데미상#최우수 여우주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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