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종청사 이어 강릉까지… ‘줌바댄스發 감염’ 전국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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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수강생 등 전국서 106명 확진


지난달 25일 충남 천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던 ‘줌바댄스’의 관련 확진자가 8일 오후 10시 기준 106명으로 늘어났다. 강원 강릉과 정부세종청사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는 등 줌바댄스발 감염이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강릉시에 따르면 줌바댄스 강사 A 씨(28·여)는 8일 강원도 여행 도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그는 4∼6일 강릉과 평창 일대를 돌아다녔다. A 씨는 6일 충남 역학조사관으로부터 검사 대상이란 연락을 받은 뒤 검사에 응했다. 충남도는 A 씨에게 “지난달 15일 ‘전국댄스강사 워크숍’에 함께 참석한 강사들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알렸다고 한다. A 씨는 지난달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커뮤니티센터에서 춤을 가르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워크숍에 참석했던 대구의 또 다른 줌바댄스 강사도 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세종시에서는 줌바댄스 강습을 들은 40, 50대 여성들이 확진됐다. 전날인 7일에는 보건복지부 소속 공무원도 감염됐다. 세 사람은 모두 세종시에서 활동하는 줌바댄스 강사에게 춤을 배웠다. 6일 확진 판정을 받은 이 강사 역시 지난달 전국댄스강사 워크숍에 참여했다.

이로써 줌바댄스라는 연결고리를 가진 확진자는 모두 106명으로 늘었다. 댄스강사(8명)이거나 수강생, 아니면 그들의 가족이다. 천안에 거주하는 확진자가 91명으로 가장 많았다. 아산 7명, 세종 5명, 서울 대구 계룡이 각 1명 순이다.

보건당국은 지난달 강사 29명이 참여한 전국댄스강사 워크숍을 집단감염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확진 판정을 받은 강사 8명이 모두 이 워크숍에 다녀갔다. 나머지 21명 가운데 17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고, 4명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천안에 있는 한 발레학원에서 열린 워크숍에는 강사들이 30평 남짓한 공간에서 2, 3시간 가까이 모여 있었다고 한다. 보건당국은 워크숍에서 감염된 강사들이 전국 교습소로 돌아가서 수강생들에게 바이러스를 옮겼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울의 한 줌바댄스 강사는 “줌바댄스 강습을 하면 동작을 할 때마다 큰 소리로 구령을 외친다”며 “이 과정에서 침이 튀는 일도 많다”고 했다. 또 다른 줌바댄스 강사도 “수강료가 저렴한 편이라 많은 수강생이 좁은 공간에 붙어 서서 춤을 배우곤 한다”고 했다.

확진자들이 가족이나 직장 동료와 접촉하면서 추가 감염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확진된 수강생 가운데 외부 접촉이 잦은 공무원이나 학원 강사도 있어 확진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 8일 확진된 세종시의 50대 여성은 잠복기 동안 학생 18명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친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는 확진 판정을 받은 소속 공무원과 접촉했던 27명을 자가 격리 조치했다. 하지만 이 공무원이 일했던 정부세종청사에서는 공무원 1만5000여 명이 함께 일하고 있어 추가 감염 가능성이 존재한다. 천안시 동남구의 한 공무원도 줌바댄스 수강생으로 확진된 아내에 이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고도예 yea@donga.com / 강릉=이인모 / 세종=이기진 기자
#코로나19#줌바댄스#충남 천안#정부세종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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