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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존 비자 정지-日전역 여행자제”… 아베에 상응한 ‘빗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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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존 비자 정지-日전역 여행자제”… 아베에 상응한 ‘빗장’

한기재 기자 , 박효목 기자 입력 2020-03-07 03:00수정 2020-03-07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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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비상]日의 입국제한 하루만에 맞대응
마스크 쓴 주한 외교단… 강경화 “각국, 과도한 조치 자제를”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에서 세 번째)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 국제회의장에서 주한 외교단을 상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설명회를 갖고 있다. 강 장관은 “한국 여행객에 대한 과도한 여행 제한을 취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일본이 사실상 한국인 ‘입국 거부’ 조치를 발표한 지 하루 만인 6일 정부가 전격적인 상응 조치를 발표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일본인 무비자 입국이 25년 만에 중단된 것은 물론이고 일본 전역에 대한 여행경보도 상향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결정 이후 잠잠했던 한일 갈등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사전 협의나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일본의 이번 조치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며 네 가지 상응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9일 0시를 기해 일본인의 무비자 입국 정지와 기존 비자 효력 중단은 물론 일본인이 한국 비자를 받는 과정에서 별도 건강 확인 절차가 수반되는 특별입국 절차를 거치게 됐다. 이 절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입국자를 대상으로 취해지던 조치로 사실상 일본을 중국과 같은 선상에 놓고 관리하겠다는 뜻이다.

또한 인천 김포 김해 제주공항 중 일부를 추후 선정해 일본발 여객기의 이착륙을 제한하기로 했고, 일본 전역에 대한 여행경보도 2단계 ‘여행 자제’로 격상했다. 사실상 일본 여행을 재검토하라는 권고를 내린 것. 외교부는 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한 이탈리아에 대해서도 북부 지역 3개 주에 한정해 2단계 여행 자제 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조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5일 밝힌 한국인 무비자 입국 중단 등을 상당 부분 되돌려준 것이다. 다만 일본이 한국인 입국자를 2주간 격리하도록 한 반면 정부는 특별입국 절차를 적용하는 선에서 그쳤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발 입국자에게 취한 조치처럼 세계보건기구(WHO) 가이드라인을 감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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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일본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행동했다는 판단을 하고 이처럼 대응하고 나섰다. 외교부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일본의 조치를 ‘입국 거부’로 규정한 뒤 “방역 외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일본의 코로나19 대응에 노골적으로 불신을 표시하는 공개 발언이 이어졌다. 조 차관은 “일본의 경우 취약한 방역 시스템에 대해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이날 도미타 고지(富田浩司)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해 “사전 통보도 없이 조치를 강행한 데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강 장관은 도미타 대사가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데도 악수를 생략한 채 도미타 대사를 노려본 뒤 “본인이 직접 대사를 만나자고 한 것만으로도 우리의 인식을 잘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당초 카운터파트인 1차관이 도미타 대사를 초치할 계획이었지만 강 장관이 직접 도미타 대사에게 항의하는 것으로 대응 수위를 높였다. 도미타 대사는 “앞으로 1, 2주간이 코로나19 종식 여부가 달려 있는 중요한 시기”라며 이번 조치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중국에는 별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일본에 유독 강력한 대응을 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에 대해선 (우리 정부도) 특별입국 절차 등 다양한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해선 한국도 후베이(湖北)성 체류·경유자 입국 금지 조치를 취했지만 일본에 대해선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아 동일 선상에서 볼 수 없단 얘기다. 이 당국자는 호주의 한국인 입국금지 조치에 대한 정부의 온건한 대처를 지적하는 질문엔 “기본적으로 한일 관계와 한-호주 관계가 같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야당은 중국인 추가 입국금지를 일축해온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반일 감정을 자극해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래통합당 정미경 최고위원은 “국민이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인데도 문재인 정부는 중국은 놔두고 일본에 대한 악감정을 이용해 이념 정치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한기재 record@donga.com·박효목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일본#한국인 입국거부#일본인 입국제한#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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