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감염’ 분당제생병원 “확진된 암환자, 호흡기 증상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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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3월 6일 15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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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제생병원에서 환자,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아 의료진들이 검체 채취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1
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제생병원에서 환자,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아 의료진들이 검체 채취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1
경기도 성남시 분당제생병원에서 암 환자와 간호사, 보호자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가운데, 병원 측이 6일 “호흡기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 입원환자에 대해 대처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성남시와 분당제생병원 등에 따르면 이 병원 환자 3명, 간호사 2명, 간호조무사 3명, 환자 보호자 1명 등 9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외래진료와 응급의료센터 진료가 중단됐다. 이 병원은 호흡기 환자와 비호흡기 환자를 분리 진료하는 ‘국민안심병원’이다.

이영상 분당제생병원장은 6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이런 사태가 생기게 된 데 대해 병원 책임자로서 마음이 아프다”며 “밀접 접촉자에 대한 검사를 시행 중이며, 전수 조사를 시행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정상화 시키겠다”고 밝혔다.

병원은 오염병동과 비오염 병동을 구분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또한 이날 오전부터 선별진료소를 통해 확진자와 밀접접촉이 의심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시행 중이며, 환자의 경우 병실 내에 있는 격리 공간에서 검체를 체취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병원장은 확진자와 관련해서는 확진 환자 중 2명은 말기 폐암 환자로, 입원 치료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고 밝혔다.

이 병원장은 “한 분은 응급실 격리조치를 취하고 음압병상실에 입원한 상태에서 검사 결과를 받은 분”이라고 했다.

이어 “다른 분은 지난달 21일부터 28일까지 우리 병원에서 항암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가 항암치료 후유증인 백혈구 감소증 등으로 재입원했고, 입원 당시 호흡기 증상은 전혀 호소하지 않았다”며 “입원해 치료하던 중 열이 나 혹시 몰라서 저희가 음압병실로 격리했고,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렇게 전혀 호흡기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 입원 환자의 경우, 저희가 모든 입원환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시행, 격리시키지 않는 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 병원장은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를 비롯한 의료진에 대해 “정말 죄송한 마음”이라며 “그동안 추운 날씨에 선별진료소에서 고생하신 직원, 의료진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 병원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분당제생병원은 환자 보호자들의 면회를 전면 금지했다고 했다.

그는 “점점 상황이 심각해져 저희도 맞춰서 보호자들의 면회를 전면 금지시키고 있던 상황이었다. 실제로 보호자가 면회된 경우는 거의 없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선별적으로 했다”며 “또 CCTV을 통해서 모든 의심되는 구역에 대한 조사를 시행하고 있고 CCTV에 찍힌 직원이나 환자분들에 대한 검사도 같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분당제생병원 관계자는 현재 가장 심각한 문제는 호흡기 증상이 없는 환자가 코로나 의심환자로 분류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선별진료소에서 발열, 기침, 가슴 답답함,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나 발열의 병력이 없는 환자는 코로나19 의심환자로 분류되지 않고 있다”며 “현재 질병의 양상이 호흡기 증상이 없는 사람 또는 면역력이 약한 사람한테서 무차별적으로 발생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질환에 대한 대처나 환자에 대한 선별 방안, 이런 것들이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국의 모든 병원에 다 해당될 텐데, 무증상자 감염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호흡기 증상이 없는 사람 또는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코로나에 노출됐을 때 증상 발현도 늦고 증상도 비특이적인 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대처 방법이 달라져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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