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옮을까…’ 코로나19 걱정에 겉도는 긴급돌봄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5일 11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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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우한폐렴)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맞벌이 부부 등을 위한 긴급돌봄 서비스가 겉돌고 있다.

가족돌봄 휴가제 등이 대안으로 나왔지만 전염병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워낙 커 이용률은 기대치를 크게 밑돌고, 신청서를 내고도 참여하지 않는 학생이 광주에서만 1000명에 육박할 정도다.

5일 광주시 교육청에 따르면 전날 초등 긴급돌봄 서비스를 이용한 학생은 390명으로, 전체 신청자 931명의 41.9%에 그쳤다. 87개 학교, 154개 학급이 서비스에 들어갔으나 미참여 인원이 많아 상당수는 소수 학생만 돌봤다.

광주지역 전체 초등생 8만6348명에 비하면 긴급돌봄 신청률은 1%, 실제 이용자수는 0.45%에 그친 셈이다.

유치원도 국립, 단설, 병설, 사립 모두 합쳐 573개 학급이 운영됐으나, 이용자는 2771명으로, 당초 신청 인원(3768명)에 비해 17% 가량이 참여하지 않았다. 미참여 인원은 997명으로, 1000명에 육박한다.

참여율은 사립이 75%로 가장 높았고, 단설과 병설(단독)은 각각 56%와 55%를 기록했다.

실제 이용률이 예상보다 낮은 이유는 무엇보다 아이들을 단체로 돌보는 돌봄교실에서 ‘코로나19 병원균이 옮을 수도 있다’는 심리적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맘카페나 SNS 등에는 긴급돌봄 서비스의 취지와 정책적 배려에는 공감하면서도 ‘만일의 상황’을 가정한 불안감이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한 여성직장인은 “언제, 어디서, 어떤 경로로 감염될 지 알 수 없어 큰 아이도 학원 3곳 중 2곳을 쉬고 있는데, 긴급 돌봄 대상인 둘째아이에 대한 걱정도 솔직히 적진 않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에서 가족돌봄 휴가를 권장하고는 있지만 의무사항이 아닌데다 직장내 여건도 덜 성숙된 곳이 많고 경기침체로 회사 분위기도 좋지 않아 선뜻 휴가를 신청하기가 쉽지 않다는 볼멘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파장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부 직장맘들은 “아이를 직접 돌보겠다”며 올해 연차의 상당 부분은 이미 소진한 경우도 적지 않다. 돌봄지원금도 초등 2학년 이하에 한정되다시피 해 3학년 이상 자녀를 둔 부모들로선 고민이 더 깊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3월초 1차 개학 연기 후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2차 개학 연기가 이뤄졌고, 학부모 불안감도 여전히 식지 않은 것 같다”며 “추가 수요조사를 통해 보다 많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보호받고, 맞벌이 부부의 고충도 덜어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학교 개학일이 23일로 2주일 추가 연기되면서 광주지역 각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는 5일까지 긴급돌봄 2차 수요조사를 진행중이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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