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도 중도하차 검토…美민주 진보진영 샌더스로 단일화?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5일 11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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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세력 '표 깎기' 분열에 사퇴 압박
사퇴시 바이든-샌더스 구도 선명해져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중도 하차를 고민 중이라고 미 언론들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워런 의원이 사퇴할 경우 진보 진영도 단일화가 이뤄져 ‘중도’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진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간 양자대결 구도는 더욱 선명해질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워런 의원 선거캠프 매니저 로저 라우는 이날 캠프 관계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워런 의원이 그의 ‘옵션’을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우는 전날 슈퍼화요일 경선 결과에 대해 “분명히 실망했다”며 “(경선에서)살아남을 만한 목표와 예상치에 크게 못 미쳤다”고 평가했다.

이어 “워런 의원은 이 싸움을 계속하기 위한 올바른 길을 생각하기 위해 지금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결정은 그의 손에 달렸다. 다가올 일을 고려하기 위해 그가 시간과 공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워런 의원은 아이오와, 뉴햄프셔, 네바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이어 14개 주 경선이 동시에 실시된 슈퍼화요일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슈퍼화요일엔 자신의 지역구인 매사추세츠에서조차 3위에 그치는 굴욕을 맛 봤고, 5개 주에서만 턱걸이로 대의원 확보 선인 ‘1차 투표 15%’를 겨우 넘었다. 대의원 수가 많은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에선 15% 지지율 확보에 실패했다.

워런 의원은 슈퍼화요일 당일 개표가 진행될 때만 해도 완주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향후 레이스를 이어갈 만한 동력을 얻지 못할 것으로 판단, 중도 하차를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부진 이후 선거 모금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현실적인 고민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중도 진영이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 세를 집결하는 것도 주요 배경 중 하나로 분석된다.

중도 진영은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킨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 사우스벤드시장과 5위권을 유지했던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에 이어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슈퍼화요일 전후로 잇따라 하차한 뒤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사회민주주의 급진성향의 샌더스 의원이 ‘확장성’에 한계를 갖고 있다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항마로 밀고 있다. 슈퍼화요일 경선 결과 역시 이들이 ‘적절한’ 타이밍에 하차 및 지지 선언을 함으로써 당초 샌더스 의원이 승리할 것이란 전망을 깨고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대승을 안겼다.

이에 워런 의원도 사퇴 진보 진영 및 단체에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그의 완주는 진보 진영의 분열을 가져와 결과적으로 샌더스 의원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샌더스 의원 측 일한 오한 하원의원은 4일 트위터를 통해 “어젯밤 중도파들이 통합한 것처럼 진보 세력이 통합했다면 누가 이겼을지 상상해 보라”며 “그것이 우리가 분석해야 할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비판을 아껴왔던 진보단체들도 ‘분열’을 우려하며 워런 의원에게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도 백악관에서 가진 미 항공사 대표들과의 만남 도중 슈퍼화요일 경선 결과에 대해 “조 바이든의 대단한 귀환이었다”면서 “엘리자베스 워런이 그들의 관점에서 해야 할 일을 했다면 그(샌더스)가 이겼을 것”이라고 품평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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