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왔지만 취소할 예약도 없다”…해외여행 ‘올스톱’ 사태오나

  • 뉴스1
  • 입력 2020년 3월 5일 09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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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외국인 탑승객이 바닥에 앉아 탑승권 발권을 기다리고 있다. © News1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외국인 탑승객이 바닥에 앉아 탑승권 발권을 기다리고 있다. © News1
봄은 왔지만 여행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때아닌 한파를 맞고 있다.

날이 갈수록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자 중국과 동남아에 이어 미국과 유럽, 중동 등의 장거리 노선에도 감편을 단행했다. 한국인 입국 제한을 강화하거나 금지하는 국가도 나날이 늘고 있다. 이에 여행업계에선 ‘해외여행 올스톱(All-Stop) 사태’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5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2월 주요 여행사의 해외여행 상품 판매 건수는 지난해와 같은 기간 대비 85%까지 곤두박질쳤다. 당장 3~4월은 정상 운영을 장담하기 어렵다.

하나투어의 2월 해외여행 상품을 구매한 여행객 수는 약 4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84.8% 감소했다. 모두투어는 약 9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77% 하락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앞으로 예약률을 분석하는 것은 무의미할 정도로 취소도 예약도 없는 상태”라며 “더 나빠지려야 나빠질 수 없다”고 밝혔다.

국적사뿐 아니라 외국항공사들은 여객 수요가 급감하면서 2월 마지막부터 장거리 노선을 감편·운휴에 나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미국 노선과 유럽 노선을 대폭 감축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미국·유럽 노선 23개 중 21개 노선을 줄인다. 미주 노선을 운항하는 하와이안항공과 델타항공은 각각 호놀룰루, 미니애폴리스 노선 운항을 4월30일까지 중단한다. 델타항공은 또 한국~미국간 한국 노선 운항편수를 1주일에 28편에서 15편으로 줄이고, 유나이티드항공도 한국 노선을 약 3분의 2를 축소했다. 이밖에 유럽, 중동, 대양주 등의 노선도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항공편이 있다고 해도 분위기상 여행사들은 해외여행 상품 판매에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일부 지자체는 여행사에 ‘국내외 여행 상품 판매를 자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는 뜻을 같이하지만 “생존권을 더욱 위협한다”며 서운함을 토로하고 있다.

여행사들은 줄도산 위기를 우려해 ‘무급 휴직’과 ‘인원 감축’까지 내걸며 비용 절감에 나섰거나, 정부의 지원금 제도에 손길을 뻗는 상황이다.

A여행사 대표는 “폐업 위기 등 된서리 맞은 여행업계에 위로의 말을 해주지 못할망정 상품을 판매하지 말라니 당황스럽다”며 “하루하루 버티자는 마음으로 있었는 데 앞으로는 장담을 못 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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