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에 ‘재택근무’ 일주일째…좋다 vs 차라리 출근

  • 뉴스1
  • 입력 2020년 3월 5일 0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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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천명을 넘어선 지난달 26일 인터넷서비스 업체인 네이버가 이날부터 전직원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천명을 넘어선 지난달 26일 인터넷서비스 업체인 네이버가 이날부터 전직원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 뉴스1
“집에서 근무하니 사무실 직장 동료·상사들을 신경쓸 필요가 없고 방해 받을 일도 없어 업무효율이 더 올라가는 느낌이에요. 이번 사태가 우리나라에서도 재택근무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해요”

“긴장감이 없다고 할까, 업무와 휴식 공간이 구분이 되지 않아 산만하고 늘어지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억지로라도 방구석을 박차고 나와 카페에 가서 일을 해요. 빨리 사태가 진정돼서 ‘사무실 정상화’가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확산으로 ‘재택근무제’가 본격화된 지 일주일째, 자의반 타의반으로 ‘집콕 생활’ 체험을 하고 있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재택근무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이는 개개인의 성격과 성향은 물론 회사내 지위나 직책, 업계별 업무 특성,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도 등에 따라 갈리는 모양새다.

‘자유로운 영혼’으로 타고난 직장인들은 경직된 사무실과 동료 등 ‘타인’으로부터 벗어나서 오히려 ‘쾌적한’ 근무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반색하고 있다.

재택근무에 긍정적인 직장인들은 특히 출·퇴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 만족도가 높다. 시간을 아낄 수 있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붐비는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돼 감염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면대면 소통’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은 사무실 등 한데 모여서 업무를 볼 때보다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고 걱정한다.

특히 재택근무를 반기지 않는 직장인들 중에는 뜻하지 않게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어린이집·학교 등도 덩달아 휴업·개학연기하면서 직장업무에 육아까지 떠안아야 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탓이다.

재택근무 시행으로 ‘생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경우도 있다. 한 회사의 영업직 직원은 “말이 재택근무지, 불안감만 커지고 일은 늘 하던대로 하고 있다”며 “업무 특성상 거래처 관계자들과 만날 수밖에 없어 감염 우려만 커지고, 그렇다고 집에 있자니 실적이 걱정돼 집밖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푸념했다.

대전도시철도공사가 직원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1인 식사제를 시행하고 있다.(제공=대전도시철도공사)
대전도시철도공사가 직원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1인 식사제를 시행하고 있다.(제공=대전도시철도공사)
재택근무를 둘러싼 설왕설래가 마냥 부럽기만한 직장인들도 있다.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자영업자나 시설 관리 직원, 은행·상담창구·현장판매 등 고객 대면 업종에 종사하는 직원들은 재택근무가 그저 ‘꿈’일 뿐이다.

한 관광지 주차관리 직원은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근무를 하고 있지만 종일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일을 하다보니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장 근무를 고수하는 회사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는 직장인들도 있다. 특히 인터넷 카페와 커뮤니티 앱 등에는 중소·영세 기업 직장인들은 상대적으로 근무환경이 좋은 대기업을 ‘대감집’에 비유하며 설움을 토로한다.

한 인터넷 맘카페에서는 “어린이집 휴원한다고 사장에게 말하니 (아이와) 동반출근 하라고 하더라”며 “대기업들은 재택근무한다는 기사를 보니 ‘이래서 노비도 대감집 노비로 살아야 하는구나’ (생각했다)”라는 게시글이 ‘워킹맘’들의 공감을 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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