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코로나 확산 너무 가슴 아파”… 정치적 효과 극대화할 타이밍 맞춘듯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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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지역 공천 면접 마무리 시점… 탈락자들 무소속 출마 명분 약해져
야권 “역시 선거의 여왕” 반응… 유영하 “우편물 반출 정식절차 거쳐”

박근혜 전 대통령이 4일 서울구치소에서 보낸 자필 메시지는 4·15총선을 불과 42일 앞두고 대구경북 공천 면접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나왔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의 확진자 급증으로 민심의 동요가 큰 상황에서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할 타이밍을 보고 메시지를 내놓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은 서신에서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수천 명이나 되고 30여 명의 사망자까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대구경북 지역에서 4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앞으로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니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라고 했다. 코로나19 피해가 대구경북 지역에 집중된 점을 부각한 것.

이날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대구경북 지역 공천 면접을 마무리했다. 인적 쇄신을 강조해온 공관위는 그동안 대구경북 현역 중진 의원들에게 공개적으로 불출마를 압박해온 상황. 이 때문에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들이 탈당을 통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거나 자유공화당 등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런 시점에 박 전 대통령이 서신을 통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힘을 합쳐 달라”고 강조하면서 대구경북 의원 등이 공천에서 배제되더라도 공화당행이나 무소속 출마 등 ‘각자도생’을 택할 명분이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합당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에게 ‘선거의 여왕’ ‘타이밍 정치의 달인’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이유를 알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 반 국회 정론관에서 유영하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 메시지를 대독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기자회견은 10여 분 전에야 기자들에게 알려졌다.

A4용지 4쪽 1002자 분량의 서신을 공개한 유 변호사는 “제가 자의로 만들었다는 소리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오래 생각하셨던 내용을 직접 쓰신 게 아닌가 한다”면서 “정식으로 교도관을 통한 우편물 반출 절차를 거쳤으며, 최종 발표 여부는 (박 전 대통령이) 오늘 변호인 접견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21대 총선#미래통합당#박근혜#옥중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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