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극복 안되면 시진핑 방한에도 영향”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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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당국자, 연기 가능성 첫 언급… 트럼프 “특정국가 여행제한 강화”
日, 경북 6개지역 ‘방문중지’ 권고… 中베이징, 한국發 승객 강제격리
싱가포르도 한국인 입국 전면금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주석의 상반기 방한 계획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정부 당국에서 나왔다.

외교 고위 당국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나 “일본 언론에 4월 중으로 추진되던 시 주석의 방문 계획이 연기된다는 보도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극복되지 않는다면 (시 주석 방한 일정에도) 영향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시 주석 방일 일정을 기존 4월에서 가을로 미루는 것을 중일 양국이 조율중이라는 외신 보도를 거론한 것이지만 정부 고위 당국자가 시 주석 방한도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이 당국자는 “기존의 협의 틀 속에서 변함없이 (상반기 방한) 일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중국 베이징(北京)도 3일부터 베이징에 거주지가 없는 한국발 승객은 14일간 호텔 강제 격리, 거주지가 있는 승객은 자가 격리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업무를 위해 베이징을 방문하는 출장자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 당국이 미국의 한국인 입국 금지 등의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운 가운데 미국은 당분간 ‘검사 강화’ 수준에서 대처에 나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2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에서 “이탈리아와 한국에서 오는 모든 직항 편에 대해 공항에서 100% (발열) 검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같은 날 ‘여행 제한 강화를 검토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코로나19가) 더 많이 발병하고 있는 특정 국가들에 대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해 추가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본 외무성은 2일 경북 경산시, 영천시, 칠곡군, 의성군, 성주군, 군위군 등 6개 지역의 감염증 위험정보를 기존 ‘레벨1’에서 방문 중지를 권고하는 ‘레벨3’으로 올렸다.

3일 오후 기준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격리 등에 나선 국가는 총 91개국인 것으로 집계됐다. 유엔 회원국(193개국)의 절반에 달하는 47% 정도다. 당초 대구경북을 방문한 외국인 입국을 금지했던 싱가포르는 4일 오후 11시 59분부터 한국 방문자 입국을 전면 금지했으며 인도 정부는 3일부터 한국 방문 외국인에게 발급된 기존 비자 효력을 정지했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 자가 및 지정 시설에 격리 조치를 당하고 있는 한국인은 3일 오전 기준 1200명을 넘는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 워싱턴=이정은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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