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이사회 전문성·투명성 개선 박차… 조원태 회장 등 이사 후보 7명 추천

  • 동아경제
  • 입력 2020년 3월 4일 2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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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 정기주주총회 개최
이사회 규모 현행 6명→11명 확대 추진
금융·법률·재무전문가 외부 추천
첫 여성 사외이사 후보 선정… 이사회 다양성↑
임기 만료 앞둔 조원태 회장 사내이사 재추천
조현아 3자 연합 주주제안 안건 상정
대한항공 노조, 한진칼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 호소

한진칼이 이사회를 통해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사외·사내이사 후보는 7명을 추천했다. 금융전문가와 재무전문가를 비롯해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일가견 있는 인물들이 후보로 선정했다는 평가다. 여성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통해 이사회 다양성에 공들이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이번에 후보에 오른 사외이사 후보들은 모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일면식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사회 중심 투명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을 끌어올렸다.

한진칼은 4일 이사회를 열어 신규 사외이사 추천안과 사내이사 연임 및 신규 추천, 배당안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제7기 정기주주총회(주총) 안건을 의결했다. 주총은 오는 27일 개최하기로 확정했다.

이사회가 이날 추천한 사외·사내이사 후보는 총 7명이다. 사외이사는 지배구조 및 재무구조 개선, 준법 경영을 이끌 수 있는 다양한 분야 전문가로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사내이사는 수송·물류산업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편성해 후보가 추천됐다. 특히 거버넌스위원회와 보상위원회,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 등 모든 이사회 내 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기로 했다. 이사회 독립성과 투명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사회 내에서 사외이사 비중이 73%로 크게 늘었다.

사외이사 후보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사추위원, 컴플라이언스위원 등 회사 자문위원과 금융사 CEO 등 외부인사 추천을 받았다고 한진칼 측은 전했다. 특정 주주와 사업상 연관성이 있거나 이해상충 소지가 발생할 수 있는 후보는 추천과정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한진칼 측은 조현아 3자 연합이 제안한 이사후보보다 전문성과 독립성이 우수한 후보단을 앞세워 주주들의 지지를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이달 23일 임기가 만료되는 조원태 회장은 그룹 임직원 신임을 바탕으로 사내이사 연임을 추진한다. 조 회장을 중심으로 이뤄진 전문 경영진 체제를 공고히 하고 동시에 재비구조와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 발전 방안을 지속 추진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이사회 규모는 6명에서 11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사내이사는 2명에서 1명을 추가한 3명으로 늘어나고 사외이사는 현행 4명에서 8명 규모로 구성된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사내이사 신규 1명, 사외이사 신규 5명을 추천했다. 사외이사의 경우 앞서 이석우 사외이사가 임기 마료로 사임한 바 있다.

한진칼 관계자는 “그룹과 연관 없는 독립적인 인사들로 사외이사 후보를 구성하고 이사회 사외이사 비중을 73%까지 확대해 이사회 독립성을 대폭 강화했다”며 “특히 이사회 내 모든 위원회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되고 위원회가 신설·확대되는 것을 고려해 심도 있는 안건 논의를 통해 위원회가 실질적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 전문가를 신규 후보로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 이사 후보 7명… 금융·재무·법률 관련 전문가 ‘드림팀’

주요 후보의 경우 김석동 후보는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재정경제부 차관 등을 역임하면서 35년간 금융·행정 분야에 몸담은 금융 및 재무전문가다. 저축은행 부실 사태 등을 해결하고 금융시장 안정화를 도모한 경험이 한진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한진칼 측은 전했다.

박영석 후보는 서강대학교 교수로 현재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위원장과 한국금융학회 회장 등을 역임한 바 있는 해당 분야 전문가다. 유가와 환율, 금리 등과 관련해 재무리스크 관리 능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춘수 후보는 현재 마이다스PE 대표를 맡고 있는 인물이다. 골드만삭스와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외 대형 투자은행(IB)에서 20년 이상 업무를 수행한 경험을 갖췄다. 그룹에서는 주주권익 강화 분야와 미래사업 발굴 분야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이동명 후보는 서울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 의정부지방법원장 등을 역임한 법률전문가다. 현재 법무법인 처음에서 대표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약 30년 동안 판사를 맡았고 변호사로 10여 년간 활동해 법률 관련 전문성을 기대할 수 있다. 최윤희 후보는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와 사법연수원 교수,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원장 등을 역임한 법률전문가다. 그룹 내 첫 여성 사외이사 후보로 이사회 다양성을 높이고 법률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사내이사 후보로는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둔 조원태 회장을 재추천했다. 조 회장은 지난 17년 동안 IT와 자재, 여객, 화물, 경영전략, 기획 등 대한항공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 2017년 대한항공 사장 취임 후 항공운송사업 분야에서 2년 연속 매출 10%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는 등 회사 성장과 성과 창출에 큰 기여를 해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고 한진칼 이사회 측은 설명했다.

또한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하은용 대한항공 재무부문 부사장을 추천했다. 하은용 후보는 한진그룹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재무 및 전략전문가로 알려졌다. 해외영업지점과 재무본부, 경영기획실, 항공우주사업본부, 운항본부, 한진 재무담당 등을 거쳤다. 사내이사로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환경에서 그룹 재무 안정성 제고와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한진칼 이사회는 배당안도 결정했다. 작년과 동일한 당기순이익의 약 50% 수준으로 책정했다. 보통주는 주당 255원, 우선주는 주당 280원이다.

조현아 3자 연합 주주제안의 경우 이번 주총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의결했다. 전자투표제 역시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했지만 전자투표제 본래 취지에 맞지 않고 시스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해 이번 주총에서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한진칼 주총 관련 이사회가 열린 가운데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요청하는 공식 입장을 냈다.

대한항공 노조 측은 “조현아 3자 연합이 허수아비 전문경영인을 내세워 자기들 마음대로 대한항공 및 한진그룹을 부실하게 만들고 자기들의 배만 채우려는 투기자본과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어 자숙하고 반성해야 마땅한 조현아 전 부사장 탐욕의 결합일 뿐”이라며 “손쉽게 이득을 얻으려는 자본의 이합집산이 회사와 한진그룹을 망치지 않도록 하려는 대한항공 노동조합의 의지를 지원하고 응원해주기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 이어 “감히 한진칼 주주들께 노조가 지정하는 대리인에게 의결권을 위임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며 “대한항공과 한진그룹 직원들의 고용안정과 그룹 정상화를 위한 소중한 한 표가 행사될 수 있도록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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