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DA “코로나 키트, 100만건 공급할 것”…역량 논란에 잠재우기 나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3일 16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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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보건당국의 코로나19 진단 역량이 도마에 오르자 미 식품의약국(FDA)은 부랴부랴 논란 잠재우기에 나섰다.

스티븐 한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2일 백악관에서 “이번 주말까지 코로나19 진단검사 역량을 100만 건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폴리티코 등이 전했다. 한 국장은 나아가 “검사 지연의 원인이었던 코로나19 검사 시행 지침(가이드라인)을 완화했다”며 “의료기관과 민간기업 등도 진단 키트 공급에 나서면 이번 주와 다음 주, 그리고 이번 달 사이 검사 건수는 급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제작·검증한 진단 시약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해 왔다. 또 지방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아 양성 결과가 나오더라도 CDC가 추가 검증을 거쳐 최종 확진 판정을 내렸다. 이에 지역 보건당국들이 불만을 제기하자 FDA가 뒤늦게 민간기관들도 검사 키트를 공급하고 진단을 내릴 수 있도록 방침을 바꾼 것이다.

하지만 같은 날 폴리티코는 미 공중보건진단검사실협회(APHL)가 발표한 통계를 인용해 FDA의 ‘100만 공급 계획’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APHL의 통계에 따르면 모든 검사소를 가동해도 이번 주말까지 미국 전역에서 시행할 수 있는 검사 수량은 하루에 1만 건에 불과하다. 스콧 고틀립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도 1일 “이번 주말까지는 매일 최대 1만 명의 환자를 진단할 수 있을 것이며 민간기관들까지 합류하면 2주 안에 하루 1만 검사 수량을 추가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브리함 여성병원 전염병 전문의 마이클 미나 박사 역시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진단시약을 제작해도 가시적인 변화를 가져오기까지 2, 3주는 걸린다”며 “현재 정부가 정해놓은 시한은 너무 빠르다”고 말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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