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효섭 “연기 호평? 신인같은 한석규 선배한테 배웠죠”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3일 14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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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안효섭(25)은 외모보다 연기로 인정 받고 싶어 한다. 외모 칭찬은 매번 들어도 질리지 않지만, 연기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다. 최근 막을 내린 SBS TV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2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연기가 많이 늘었다’는 호평이 쏟아졌지만, 아직도 부족함을 느낀다. 그래도 “열심히 배우고 싶은 열정은 가득하다”고 귀띔했다.

‘낭만닥터 김사부2’는 지방의 초라한 돌담병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진짜 의사들의 이야기다. 안효섭은 외과 펠로우 2년차 ‘서우진’으로 분했다. 고단한 삶을 산 탓에 행복을 믿지 않고 시니컬하지만, 수술실에서는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다. 이전까지는 외모가 돋보이는 작품을 택했는데, ‘낭만닥터 김사부2’로 변화를 꾀했다. 시즌1이 워낙 인기가 많아 부담도 컸지만, 시즌2 제안을 받고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사실 외적인 모습이 강조되는 드라마를 피하고 싶었다.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 기존과 다른 모습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처음에 강은경 작가님과 유인식 PD님을 만나 1~2시간 정도 대화를 나눴는데, 내 안에 우진과 비슷한 모습이 있는 걸 캐치한 것 같다. ‘같이 하자’고 했을 때 거절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시즌1의 애청자였고 ‘이렇게 훌륭한 선배, 스태프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싶었다.”
무엇보다 영화배우 한석규(56)와 유인식 PD의 조언은 큰 힘이 됐다. “한석규 선배는 아버지 같은 존재”라면서 “한 작품에서 ‘만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정말 다정하다. 가족같은 포근함이 느껴져서 따뜻하게 촬영했다. 조언도 가장 많이 해줬다”며 고마워했다.

“선배는 신인 연기자 같다. 연기력이 신인 같은 게 아니라, 흐트러진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항상 캐릭터를 연구하고 무엇이든 더 배우려고 한다. 선배 정도의 경력이면 안주할 만도 한데 항상 먼저 현장에 온다. 계속 극본을 보며 고민하고 밝은 모습도 잃지 않는다. 자극이 많이 됐고 더 열심히 하게 만들어줬다. 선배를 보면 웃음이 난다. 마성의 매력이 있다고 할까. 최고의 선배”라고 강조했다.

유 PD도 한석규 못지 않게 열심히 가르쳐줬다. 한 번에 OK 할 법한 신도 ‘한 번만 더!’를 외치며 안효섭의 잠재력을 끌어냈다. “나도 모르는 내 안의 모습을 끌어내줘서 감사하다”며 “배움의 연속이었다. 어떤 경우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없다. 시간이 촉박해도 끝까지 놓지 않고 ‘애정을 담아서 만들고 있구나’라고 느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의사 역에 처음 도전해 걱정이 컸다. 펠로우 2년차면 적어도 서른 두살은 돼야 하는데, 실제 나이와 차이가 나 ‘너무 어린 아이처럼 보이지 않을까?’ 고민했다. 듬직한 의사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체중 8㎏을 증량했다.

“막상 살을 찌우니 생각보다 몸이 너무 커 보여서 조금씩 다이어트를 했다”며 “병원에 가서 의학 공부를 해도 촬영할 때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몰라서 걱정했다. 현장에 자문해주는 선생님이 두 분 있었는데, 집도할 때 디테일을 잡아줘서 크게 어려운 건 없었다. 수술 집도할 때는 액션하는 게 어렵더라. 손으로 해야될 게 많은데, 기구 이름도 알아야 했다. 적응하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는데 촬영하면서 노하우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우진은 조직의 잘못된 시스템, 사회 부조리 등을 참지 않았다. 선배들에게도 할 말 다하며 통쾌함을 줬다. 실제로도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말하는 편이다. “빨리 찍고 싶어서 기다려지는 신이 많았다. 시청자들과 함께 ‘사이다’를 느꼈다”면서도 “우진은 세상에 벽을 치고 있지 않나. 어렸을 때 시련을 겪어서 트라우마도 있고 누군가에게 쉽게 마음을 주지 않았다. 연기하며 답답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우진이 같은 친구가 있으면 친하게 안 지낼 것”이라며 웃었다.
우진은 외과 펠로우 2년차 ‘차은재’(이성경)에게 많이 의지했다. 자신과 달리 풍요로운 집안에서 태어나 부족함 없이 자란 은재의 밝은 에너지에 조금씩 끌렸다. 처음에는 이성경(30)과 서먹했지만, “우진과 은재의 서사에 도움이 됐다”며 “성경 누나는 에너지가 넘친다. 내가 힘들어하거나 피곤할 때 힘을 주고 잘 챙겨줘서 즐겁게 촬영했다”고 귀띔했다.

후반부 은재와 러브라인이 깊어지면서 오글거리는 대사도 많아졌다. “솔직히 연기하기 쉽지 않았다. NG가 많이 났다”며 “우진이가 초반에는 어둡고 낯간지러운 말을 잘 안 했다. 나중에 그런 말을 하려니 너무 힘들었다. 실제로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평소에도 낯간지러운 말은 잘 못한다”고 덧붙였다.
안효섭은 어느덧 데뷔 6년차다. 2015년 tvN 예능물 ‘바흐를 꿈꾸며 언제나 칸타레2’으로 데뷔했다. 그해 웹드라마 ‘퐁당퐁당 LOVE’로 연기를 시작, ‘가화만사성’(2016) ‘딴따라’(2016) ‘아버지가 이상해’(2017) ‘서른이지만 열일곱’(2018) ‘어비스’(2019) 등에서 활약했다.

‘아버지가 이상해’를 제외하면 흥행한 작품은 손에 꼽기 힘들다. ‘낭만닥터 김사부2’가 시청률 27%를 넘으며 인기몰이해 기쁨이 더 크지 않았을까. ‘나올 수 있는 숫자인가’라고 생각할 만큼 “꿈 같았다”며 “‘역시 한석규 선배님’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한 것 같지 않고 뭔가 남 일 같았다. 시즌3를 하면 꼭 출연하고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모두가 같은 마음인데 과정이 복잡하니 아직은 조심스럽다”고 했다.

“이번에 댓글을 보면서 힘이 났다. ‘믿고 보는 배우’라고 해주는데, 동의하지 못한다(웃음). 조금 더 믿고 볼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내가 어렸을 때 연예인을 보며 느낀 감정들을 ‘나도 줄 수 있겠구나’ 싶다. 그래서 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조심스러워진다. 외모 때문에 연기력이 가려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냐고? 그러면 그냥 연기가 부족한 것 아닐까. 요즘 일이 정말 재미있어서 연애 생각은 잘 안 난다. 재미있는 게 연애를 해도 사람들이 잘 모르더라.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이성보다 꿈이 더 중요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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