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관객 달랑 13여만명…극장가 ‘코로나19 셧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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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3월 2일 06시 57분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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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관객 734만명…16년 만에 최저
개봉 연기 늘고 신작 촬영도 미지수

극장가와 영화계가 코로나19의 직격탄에서 헤어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극장 관객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더욱이 극장 티켓 수입에 전체 매출 규모의 상당부분을 의존하는 영화산업의 구조적 특성상 사태의 장기화에 따라 산업 자체의 위기 상황으로까지 치닫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영화산업 매출 비중 큰 극장 관객 급감

코로나19 확산의 충격은 극장가를 강타하고 있다. 이미 올해 2월 극장 관객은 734만 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으로 추락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전국 극장 관객수 집계를 시작한 2004년 2월의 311만3천385명 이후 16년 만의 최저치다. 하루 극장 관객수의 면면은 충격 그 자체다. 2월24일과 25일에는 하루 관객이 16년 만에 처음으로 8만명에 이르지도 못했다. 주말 극장가 역시 ‘셧다운’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토요일인 2월29일 박스오피스 10위권인 영화 10편이 모은 관객은 불과 13만5070명이다.

관객이 크게 줄어들면서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극장체인들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특히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대구 지역 극장의 영업을 임시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다중시설인 극장에 대한 대중적 거부감도 높아지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극장 티켓 수입에 크게 의존해온 영화산업의 매출 구조상 심각한 위기가 닥쳐올지도 모른다는 업계 내부의 불안감을 낳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내놓은 한국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극장 매출은 1조9140억원으로, 전체 영화산업 매출의 76.3%를 차지했다. 따라서 극장 관객이 급감하고 전체 매출과 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은 영화계에도 큰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 극장이 멈추고 영화가 줄줄이 타격을 입는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극장 수익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현재 구조를 되짚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을 연기한 영화 ‘사냥의 시간’. 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을 연기한 영화 ‘사냥의 시간’. 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 제작 현장도 ‘올 스톱’

이런 가운데 이제훈·박정민·최우식 주연 ‘사냥의 시간’, 신혜선·배종옥의 ‘결백’에 이어 김무열이 주연한 ‘칩임자’, 박신혜와 김다미 등이 출연한 ‘콜’도 개봉을 연기했다. 관련 시사회도 취소되는 등 영화계의 ‘올 스톱’ 사태도 장기화하는 분위기다.

영화 촬영 일정까지 재조정되고 있다. 최동훈 감독은 당초 이달 중 류준열, 김태리 등과 신작 촬영에 돌입할 계획이었지만 감염병 확산으로 일정 재논의에 들어갔다. 4월∼5월 크랭크인을 준비하는 영화들도 사태 장기화 우려 속에 제작과 관련한 일정 등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개봉 라인업은 물론 촬영 일정 조정까지 맞물리면서 극장가를 포함해 올해 영화계가 혼돈의 시간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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