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총선, 지역구 후보 안 내겠다…비례대표 공천 집중”

"정당투표 대결 집중하면 승부 겨룰 수 있어"
"지역구 출마 준비한 동지들 죄송하고 감사"
권은희 "현역의원은 선거전략과 큰 관련없어"
이태규 "저희 출마는 당 선거전략 결정 따라"
"김삼화·김수민·신용현, 통합당行 여부 몰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8일 “이번 총선에서 253개 지역 선거구에 후보자를 내지 않기로 했다”며 “대신 비례공천을 통해 실용적 중도의 길을 개척하고 야권은 물론 전체 정당간의 혁신·정책 경쟁을 견인하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당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 잘해야만 하는 것에 집중하겠다”며 “오로지 국민만 보고 민생문제를 해결하고 오로지 국민께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 대안을 만들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이대로 가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국민들께서는 지역 선거구에서 야권 후보를 선택해 문 정권을 심판해주시고 정당투표에선 가장 깨끗하고 혁신적이며 미래 지향적인 정당을 선택해 반드시 정치를 바꿔달라”고 부탁했다.

안 대표는 “저는 정치공학적인 보수통합과 ‘묻지마 반문연대’는 처음부터 반대했다. 그러면서도 대안을 만들고 제대로 일하는 정당 하나 정도는 살아남아야 한국 정치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투표 대결에 집중해 치열하게 혁신경쟁을 한다면 누가 한국 정치를 바꾸고 발전시킬지 진정한 승부를 겨룰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감히 국민 여러분께 호소드린다”며 “비례대표 제도는 국민의 뜻을 좀 더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비례대표에 대한 법과 제도의 취지를 농락하는 위성정당의 먹잇감이 되지 않고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만들어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렵지만 굳건하게 국민의당을 지켜주시는 국민 여러분과 당원동지 여러분, 오늘의 결심이 있기까지 참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며 “먼저 이 자리를 빌려 오랫동안 지역구 출마를 준비했지만 제 결심을 받아주신 동지들께 진심으로 미안함과 감사함을 전한다”고 했다.

이어 “저와 오랫동안 정치 여정을 함께했던 의원들에게 부담 갖지 말고 스스로 정치 진로를 결정하시라고 말씀드렸다”며 “팔과 다리를 떼어내는 심정이었지만 그분들의 뜻과 사정을 존중하고 유능한 정치인들이 뜻을 펼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게 제 할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국민의당 깃발 아래 지역구 출마를 준비했지만 제 뜻을 받아주신 분들께 거듭 사과와 감사의 말씀 드린다”며 “지역구에서 국민의당을 선택해주시고자 하셨던 국민들께도 다시 한 번 송구한 말씀 전한다. 평생 그 마음 새기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브리핑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어제 밤새도록 고민했다. 한숨도 못자면서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하는 글을 쓰다 새벽 무렵에 결심한 생각”이라며 “현재 상황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귀국하며 이루려는 목표에 대한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 정권의 무능과 폭주를 막겠다는 것이 하나고 또 하나는 그렇다고 지금 현재 정치상황을 그대로 둘 수 없지 않겠나 하는 것”이라며 “지금 현재 정치 상황을 그대로 둘 수 없지 않나. 계속 그렇게 아무것도 잘한 일 없는데 집권당이 되고 국민심판 받아도 제1야당이 되는 이런 관계, 이런 정치를 바꾼다는 생각이다. 이를 이룰 수 있는 상황과 방법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역구 출마를 밝힌 권은희 의원은 “민주적 심사를 거쳐 당원과 국민들의 투표 절차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며 “저나 이태규 의원 같은 현역은 대표가 말한 중요 선거전략과 관련해 큰 관련성은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충북 청주에서 지역활동하고 있는 김수민 의원을 전날 만난 것에 대해 “저는 어렵지만 이 길을 가겠다, 이것이 대한민국 정치를 살리는 길이라고 했다”며 “다만 정치인들은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고 여러 고민이 있을 수 있으니 어떤 선택을 하든지 존중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사실상 선거연대로 비춰질 수 있다는 기자 질문에는 “위성정당들이 그대로 국민들을 속여 표를 받아가는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 저희는 가고자하는 비전과 구체적인 정책으로 승부하겠다”고 했다. 미래통합당과 조율된 부분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이어 이태규 의원은 본인과 권 의원의 비례대표 후보 출마에 대해 “당에서 선거 전략차원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당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안 대표가 새벽에 최종 결정했지만 고민을 한 지는 오래됐다”며 “이런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지역구 후보를 내더라도 계속해서 연대할 것이냐는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고, 실질적으로 당이 추구하는 비전을 제대로 알릴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지역위원장이나 현역 의원 등을 다른 당으로 옮기고 말고 만류하는 문제가 아니고 논란의 싹을 여기에서 잘라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라며 “출마를 준비한 위원장들께 깊은 양해를 구했더니 흔쾌히 동의하셔서 기자회견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김삼화·김수민·신용현 의원과는 결별로 봐도 되는지 묻자 “이 분들이 통합당으로 갈지 안 갈지는 모르겠다”며 “안타깝게도 지역구 출마를 접을 수밖에 없는 부분은 안 대표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