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여성, 축구장 입장 2년 만에 경기도 뛴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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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살만 왕세자 女축구리그 도입… 여성 사회진출 파격정책 잇달아

이슬람권 국가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다음 달 여성축구리그(WFL)가 시작된다.

25일 사우디 영문매체 아랍뉴스에 따르면 사우디체육연맹은 24일 수도 리야드에서 WFL 발족행사를 열었다. 올해 리야드, 지다, 담맘 등 3개 주요 도시에서 지역 리그를 치른 뒤 우승팀끼리 토너먼트 방식의 ‘WFL 챔피언스컵’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총 상금은 50만 리얄(약 1억6200만 원), 선수 자격은 만 17세 이상의 여성이다.

여성의 사회활동이 극히 제한적인 사우디에서는 여성의 축구 경기장 입장도 2018년 1월에야 허용됐다. WFL 개최는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35·사진)가 추진하는 개혁·개방 조치의 일환이다. 2017년 이후 차례로 도입된 여성의 △자동차 운전 △자유로운 해외여행 △스포츠 경기 관람 허용에 이은 또 하나의 파격 정책이라는 것이다.

사우디체육연맹 회장인 칼리드 빈 알 왈리드 왕자는 “여성축구리그는 ‘비전 2030’(사우디의 중장기 발전계획)과 삶의 질을 높이는 프로그램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우디는 25일 투자부, 관광부, 스포츠부 등 장관급 정부 부처 3개를 신설하기로 했다. 무함마드 왕세자의 관심 분야인 해외투자 유치 및 산업 다변화, 관광산업 활성화, 스포츠·문화 산업 육성을 담당할 부처들로, 청·위원회 단위였던 조직을 승격시켜 만들었다. 일각에서는 사우디의 관광과 스포츠·문화 산업 육성 전략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보다 국가의 보수적인 이미지를 바꾸는 데 힘을 쏟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한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사우디아라비아#여성 축구#wfl#빈살만 왕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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