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대구경북을…” 시민들 격앙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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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비상]
‘대구경북 봉쇄’ 발언에 들끓어
“지역사정 조금만 헤아렸다면 봉쇄라는 말 함부로 하지 못해”

대구경북 지역은 25일 여당 대변인의 ‘대구경북 봉쇄’ 발언 소식이 알려지자 하루 종일 들끓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심리적으로 불안한 지역 민심에 이 발언이 기름을 부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59)는 “뉴스를 접하고 이게 사실인가 싶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며칠째 대구시민들이 스스로 외출을 삼가고 자기 보호에 나서면서 매출이 곤두박질쳤지만 모두 같이 극복한다는 마음에 참고 있다. 이런 사정을 조금만 헤아렸다면 ‘봉쇄’라는 말은 함부로 하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 달서구에 사는 이진우 씨(35)는 “봉쇄가 아니라 제한이나 억제, 방역 차단 같은 말을 쓰는 게 맞다. 왜 하필 엄중한 시기에 오해를 살 만한 말을 함부로 해서 분쟁을 만드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경북 안동시의 정모 씨(60)는 “참 경솔하다. 바이러스 원천인 중국인 봉쇄는 안 하면서 어떻게 대구경북을 그렇게 할 수 있나. 중국과 비교한다는 생각에 화가 더 났다”고 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봉쇄는 매우 부정적이고 상황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발언 나온 진위를 잘 따져봐야겠지만 대구경북을 그렇게까지 할 수 없다.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경북#코로나19#지역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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